통합총회 후폭풍 "위법한 회의진행 무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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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총회 후폭풍 "위법한 회의진행 무효다"

  • 2020-09-23 22:17

"위법한 회의 진행, 105회 총회 무효"
신학교 총장 인준 표결로 부결시킨 적 없어
신학생들 "정치세력 외압, 학교 흔들지 말라"
장신대 직원들 "119년 장신대, 총회 직영신학교 아닌가"
신정호 총회장 "법과 규칙 따랐을 뿐"

예장통합총회 정기총회가 온라인 총회로 반나절만에 끝났는데 총회 이후 반발이 거세게 나타나고 있다.

일부 목회자들은 105회 총회가 위법하다며 불복을 선언했고, 장신대 총장 인준 부결을 놓고
신학교를 교단 정치세력들이 흔드는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총대 발언권 표결권 침해, 회의규칙 무시.. 105회 총회는 무효”

 


명성교회 수습안결의철회 예장추진회의는 화상회의로 진행된 105회 총회에 대해 총대들의 표결권과 발언권이 침해되고 회의규칙이 지켜지지 않아 무효라면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예장추진회의는 오늘(23일) 총회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명성교회 수습안 결의 철회 헌의안을 본회에서 다뤄달라는 총대들의 동의에 대해 의장이 재청과 가부를 묻는 절차를 외면한 채 일방적으로 총대들의 제안을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시간 연장 동의도 두 차례 있었지만 총대들의 의사를 묻지 않고 서둘러 폐회했다”며 총회가 위법하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연금재단 사무국장 인준과 신학교 총장 인준 역시 다른 잣대로 진행됐다며 편파적 총회라고 주장했다.

예장추진회의는 “회의규칙을 위반하고 의결한 결의는 위법이므로 105회 총회는 무효”라면서, 105회 총회 무효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명성교회 세습 문제와 관련해서도 적극적으로 사회법에 제소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105회 총회를 지켜본 명성교회 평신도들도 “더 이상 총회에 기대할 것이 없다”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명성교회평신도연합회와 명성교회정상화위원회는 지난 21일 낸 입장문에서 “이번 총회는 명성교회로 인해 바닥에 떨어진 교단의 권위가 세워질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면서, “세습을 관철하기 위해 총회의 절차적 정당성마저 심각하게 망가뜨린 총회에 우리는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고 전했다.

명성교회 수습안이 철회되지 않는 한 내년 1월 명성교회의 담임목사로 가게 되는 김하나 목사의 담임직 재시도는 교인들이 막겠다고 나섰다.

교인들은 “총회에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이상, 교인들이 우리의 권리와 책임으로 명성교회의 세습을 막겠다”며 “사회법정에 소를 제기해 그 부당성을 알려 김하나 목사의 담임직 재시도를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 장신대 총장 인준 부결...“교단 정치세력들, 학교 흔들기”

 


장신대 총장 인준 부결을 놓고도 곳곳에서 문제제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신학교를 교단 정치세력들이 흔드는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

오늘(23일) 오후, 장로회신학대학교 학생들이 총장 인준 부결을 반대한다며 총회 회관 앞에서 침묵시위에 나섰다.

학생들은 “합법적으로 선출된 총장을 지지한다”, “학교에 대한 불의한 외압을 거부한다”는 내용의 글을 든채 침묵으로 총회회관을 응시했다.

장신대 총장 인준 건은 지난 21일 열린 105회 총회에서 표결 끝에 70여 표 차로 부결됐다.

학교 안팎에서는 장신대 총장 인준 부결 사태를 단순한 인선 문제 이상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통합총회는 신학교 총장 인준안을 박수로 처리해왔다. 학교법인 이사회의 의견을 총회가 존중해왔던 것이다.

한 총대는 총장 인준을 표결에 붙인 전례가 없다며 정치적 진영논리가 개입된 것으로 해석했다. 신학교를 총회 정치판으로 끌어들였다는 거다.

 


장신대 학부와 신대원 5개 학생대표기구는 공동 입장문을 통해 선출절차와 과정, 정당서 모두를 충족한 총장의 인준을 총회가 거부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며 부당하고 지적했다.

학교는 정치로부터 분리돼 학문과 운영의 자율성이 담보돼야 한다고도 말햇다.

장신대 직원들도 이례적으로 입장을 내놨다. 장신대 직원평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105회 총회에서 장신대 총장의 인준을 부결한 것에 깊은 유감을 나타냈다.

직원들은 이번 총장 인준과정에 대해 총회가 “관례대로 박수로 받을 것을 요청하고 동의한 의견을 인정하지 않고 이례적으로 표결을 진행해 부결됐다”면서, “119년 된 장신대를 직영신학대학교로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까지 여겨진다”고 안타까움과 유감의 뜻을 드러냈다.

직원들은 정치적으로 학교를 뒤흔드는 것은 용인될 수 없다면서, 학교가 외부의 정치적 논리에 휘둘리는 것을 막겠다고 밝혔다.

◇ 신정호 총회장 “법과 규칙에 따른 것일 뿐”

한편 신정호 통합 총회장은 총회 진행의 편파성 지적에 대해 법과 질서와 규칙에 따라 회의를 진행한 것이라면서, 사전에 계획된 대로 움직인 것 아니냐는 의심은 오해라고 밝혔다.

신정호 총회장은 “총회장은 법과 질서를 지켜야 한다. 12개 노회의 헌의안은 헌의사항이기 때문에 절차에 따라 정치부로 헌의한 것 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인준 시비와 관련해서도 “연금재단 사무국장 문제는 어느 누구도 반대가 없었고, 총장 인준 문제는 많은 이들이 공정하게 투표로 하자고 해서 공정하게 했다.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말했다.

신정호 총회장은 “명성교회 수습안 결의철회 헌의안은 정치부에서 충분히 논의할 것”이라면서, 임원회는 정치부의 보고를 받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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