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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번의 타종식’

코로나 희생자 70만, 그들은 왜 죽어가야 했나
백신 꺼리는 국민들에게 강요 말고 백신에 대한 불신 먼저 잠재워야

워싱턴DC 소재 국립대성당의 종소리가 700번 울렸다. 5일 오후 5시부터 70분간 워싱턴에 울려퍼진 영롱한 종소리는 코로나로 사망한 70만명의 미국민들을 기리기 위함이었다.

코로나 추모 타종식은 지난 2월과 6월에도 열렸다. 500번, 그리고 600번. 50만명과 60만명의 넋을 기리려 열렸던 타종식은 앞으로 언제까지, 얼마나 더 열릴지 아무도 모른다.
대성당 측은 성명을 통해 "이러한 의식이 잃어버린 생명을 대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미국인들이 타종식이 코로나로 숨진 넋들을 애도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미국의 코로나 사망자는 지난 2일 오전 70만명을 넘어섰다. 미국 전체 인구는 3억3천만명. 500명 중 한 명이 코로나 감염으로 목숨을 잃은 셈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하며 백신접종계획의 완수로 코로나 사태를 마무리 짓겠다고 천명했다. 독립기념일인 7월4일, 바이든 정부는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자축했다. 미국의 일상은 정상화 되는 듯 했으나 델타변이 확산이 발목을 잡았다. 5월말부터 시작된 ‘델타변이의 습격’으로 지난 삼개월 동안 10만여명이 추가로 목숨을 잃었다.



코로나는 이로써 미국 역사상 최악의 유행감염병으로 기록됐다. 지금까지 최악은 스페인 독감으로 1918년 유행해 67만5000여명의 미국민들을 사망케 했다. 물론, 당시의 인구수가 지금보다 적어 인구당 발생률 및 사망률은 스페인 독감 당시가 높지만, 단순 수치로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폐해가 훨씬 크다.

이런가운데 뉴욕 타임스는 “미국은 백신 공급이 충분히 이뤄지고 있는 나라 중 최근 사망자 숫자가 가장 많은 나라”라고 지적했다. 일부 보건 전문가들도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다. 이에대해 가장 근접한 설명은 백신 미접종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남부 여러 주에서 델타변이가 집중적으로 확산하며, 감염된 노약자 및 기저질환 환자들이 속절없이 쓰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텍사스, 플로리다 등 속칭 ‘공화당 주’에서 이렇게 백신접종률을 끌어올리기 힘든 이유는 뭘까. 관계자들은 “코로나 백신이 정쟁의 화두가 됐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시작한 백신접종 계획이 바이든 대통령으로 넘어서면서, 공화당 지지층 사이에서 백신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 석연치 않은 코로나의 기원, 음모론의 소재가 될 만큼 불분명한 백신 그 자체에 대한 설명 역시 백신에 대한 불신감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이에대해 보수적 성향의 보건 단체 전문가들은 당국이 백신접종 의무화 정책 등 백신을 꺼리는 국민들에게 강제적인 접종을 강요하기 보다는, 여러 경로를 통해 백신에 대한 오해와 불신을 푸는 데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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