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장례 치른 한인 유족에 "아시안 줄었네"

실비치 은퇴촌 혐오편지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

장례식을 막 마친 한인 유가족에게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협박 편지가 발송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실비치경찰국에 따르면 지난 19일 실비치 지역 은퇴자 단지 ‘레저월드’에 사는 한인 거주자에게 인종 혐오 내용이 담긴 손 편지가 발송됐다. 유가족은 22일 발신자 미상의 이 편지를 경찰과 연방수사국(FBI)에 곧바로 신고했다.

사건은 지난 19일 진행된 최병국(84)씨 장례식 직후 발생했다. 최씨의 미망인은 장례식이 끝난 뒤 남편의 죽음이 언급된 내용의 우편물을 받았다. 손 편지에는 남편의 영어 이름(Byong Choi)까지 적혀있었다.

손 편지에는 “이제 ‘병(byong)’이 죽었다. 그동안 우리는 레저월드에서 참고 견뎌야 했는데 아시안이 한 명 줄어들게 됐다. 너희 같은 아시안이 우리 미국인 단지를 장악하고 있다. 여기 사는 주민들은 지금 잘 쉬고 있는 게 아니다. 이건 사실”이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이어 손 편지는 “조심해라. 빨리 짐을 싸서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끝을 맺는다.

유가족은 고인의 실명이 담겨있고, 장례식 일정에 맞춰 편지가 발송된 점을 토대로 레저월드에 사는 거주자가 보낸 것으로 보고 있다.

딸 클라우디아 최씨는 23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편 소인이 찍힌 것을 보니 아버지 장례식 날(19일)이었다”며 “이게 얼마나 잔인한 짓인가. 슬픔에 잠겨있는 어머니를 표적으로 한 것이다. 너무나 역겨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씨는 “이 혐오 편지는 팬데믹 이후 증가하는 아시안 증오 범죄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실비치경찰국 필립 곤샥 국장은 “우리는 증오 범죄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단서를 철저히 추적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존 애인리 형사는 “용의자를 밝혀내기 위해 현재 지문, 필체, DNA 등을 분석하고 있다”며 “단지 내에 있는 보안 카메라와 주변 이웃들도 조사하고 있다. 제보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레저월드는 총 6482 세대로, 이중 10% 가량이 한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골든레인파운데이션(GRF)이 관리를 맡고 있다. GRF는 23일 이번 사건과 관련,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23일 공화당 소속의 미셸 박 스틸 연방하원의원측은 GRF측에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청했다.

미셸 박 스틸 의원은 “곳곳에서 아시안을 대상으로 한 증오 범죄가 발생하는 가운데 너무나 경악할 일이 또 일어났다”며 “다음 GRF 회의 때 우리 측 직원을 보내 조사 과정을 직접 참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9일 어바인 지역 시에라비스타중학교 인근에서는 69세 베트남계 노인이 조깅을 하던 한 남성으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어바인경찰국은 인근 보안 카메라를 통해 포착한 용의자의 모습을 공개하고 제보를 받고 있다. 어바인경찰국 관계자는 “용의자는 10대 후반으로 보인다. 증오 범죄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