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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선교사간 네트워크는 오히려 강화

한인 선교사 현황 보고서 (2)

교회들 지원 줄자 선교계도 타격
선교사들 지원 중단 통보받기도
점점 자비량 선교의 중요성 부각
미국 교단들도 해외 선교사 감축


코로나19로 사회 각 영역이 급격히 변화했다. 기독교계도 마찬가지다. 그중 교회가 사명중 하나로 여기는 '선교'도 마찬가지다. 최근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와 한국선교연구원(KRIM)이 한인 선교사 현황을 조사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본지 3월9일자 a-14면> 조사 결과를 보면 팬데믹 사태가 선교계에 미친 여파를 어느정도 알 수 있다.

선교계의 토양이 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여파다.

미주 지역 선교 네트워크 단체인 GMAN 김정한 대표는 "코로나 사태로 지난해 미주 지역 한인 교회들의 단기 선교 프로그램이 100% 중단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교회들이 팬데믹 사태로 재정이 감소하다보니 선교 단체 또는 선교사에 대한 지원 역시 줄었다"고 말했다.



실제 보고서에 따르면 선교 기관 중 절반에 가까운 단체(42%)에서 재정 감소가 있었다.

선교 현장에서의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현지 선교 사역은 진행돼야 하는데 지원이 줄거나 끊기면 선교사의 생활 자체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미주지역 한인교회에서 지원을 받고 있는 A선교사는 "코로나 사태가 불거진 뒤 지난해 말 교회로부터 지원 중단 통보를 받았다"며 "선교사들에게는 지금이 너무나 어려운 시간이다. 지원이 끊기면 안되기 때문에 재정 지원을 받는 교회의 눈치를 보는 선교사도 많다"고 말했다.

팬데믹 사태로 인해 그 어느때보다 스스로 수입을 충당하는 자비량 선교의 중요성이 부각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서도 "현재 자비량 선교사는 전체 중 약 13% 가량 된다"고 내용이 담겨있다. 선교사 10명 중 1명이 자비량으로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셈이다.

선교계에서는 이미 의존형 선교에서 자비량 선교로의 변화를 추구해왔다.

실제 이번 보고서를 보면 전체 선교 단체 5곳 중 1곳(21%)이 전문직 종사자 또는 전문성을 갖춘 선교사들이 활동하는 전문 단체인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30대 이하 젊은층 선교사의 비율이 8%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LA지역 한인 교회 목회자 김모씨는 "전문인 선교는 어느정도 일을 하다가 은퇴 시기 등에 맞춰 황혼에 봉사 형식의 단기 선교로 나가려는 교인이 많다"며 "무엇보다 사회에서 가장 활동적이고 현직에서 활동하는 젊은 세대가 자꾸 나가야 새로운 자비량 사역 아이디어도 생겨나고 선교계 현장도 변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정세는 급변하고 각국의 정치 및 시대적 상황이 계속 변화하는 상황에서 선교계도 거기에 맞는 전문성을 갖추고 전략 수립을 통해 보다 효율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LA지역 한 선교 단체 관계자는 "지금은 글로벌 시대다. 3세계를 가더라도 선교 현장 역시 문화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많은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지금은 열정이나 신앙심만 갖고 해외에 나가 평생 헌신하겠다는 시기는 지나갔다. 보다 세세한 전략과 전문성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전했다.

실제 미국 주요 교단들은 수년전 부터 선교 담당 책임자를 30~40대 젊은 목회자로 교체하고 있다. 미국장로교(PCA)의 선교 총책임자도 한인 2세인 로이드 김 목사다. PCA가 40대였던 김 목사에게 교단의 모든 선교 정책을 맡긴 것은 그가 목회 이민 교회 사역 해외 선교사 교단 기관 행정 등 풍부한 경험이 선임 이유였다. 김 목사는 목회를 하기전 UC버클리를 졸업하고 엔지니어도로도 활동했었다.

미국 최대 교단인 남침례교(SBC) 역시 교단 산하 국제선교위원회(IMB) 수장으로 30대인 데이비드 플랫 목사를 선임했었다. 플랫 목사는 베스트셀러였던 '래디컬(Radical)'의 저자로 현재 미국 복음주의권에서 차세대 지도자로 떠오르는 인물이다.

SBC는 플랫 목사를 선임하기 전 경기 침체와 교세 위축 등으로 재정난 극복을 위해 해외선교사 15% 감축을 결정한 바 있다. 선교사 감축 이후 젊은 플랫 목사를 IMB 수장으로 결정한 것은 그만큼 교단이 선교의 체질 변화를 추구했다는 의미로도 분석된다.

변호사이면서 사역자로 활동중인 데이브 노 목사(어바인)는 "한인 선교계도 신구 조화가 필요하다. 1세대 선교사에 이어 2세대 선교사들도 분명 필요한 시점"이라며 "글로벌 시대의 선교에 발 맞추려면 전문성과 재정적 자립 능력은 물론이고 현장에서 NGO 단체와의 협력 정부 기관과의 긴밀한 소통 등을 통해 다분야로 접촉할 수 있는 감각을 갖춰야 한다"고 전했다.

물론 팬데믹 사태가 선교계에 부정적 영향만 미친 것은 아니다.

현지 사역의 속도는 코로나19로 다소 둔화했을 수 있지만 선교계에 비대면 사역의 가능성을 보게했고 선교간의 네트워크가 강화되면서 정보의 교류가 한층 원활해졌다.

김정한 대표는 "한인 선교계는 곧바로 비대면 시대에 적응해나갔다. 선교사들 대부분 화상 프로그램 등을 이용할만큼 코로나로 인해 테크놀로지가 선교계에 이식됐다"며 "오히려 비대면 시대가 되다보니 선교계의 네트워크는 강화된 부분이 있다.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각국 선교사들이 더 활발하게 현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인 및 한국 교계의 파송 선교사 증가율은 1990년대 무려 35%에 달했다. 하지만 갈수록 줄어들어 2014년(증가율 1.9%) 2015년(1.01%) 2016년(1.94%) 등 급격히 증가율이 하락했다. 이번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신규로 파송된 선교사는 120명에 그쳤다. 현재 미주 지역 한인 교회는 4300개 이상 한국에는 6만여 개의 교회가 있다. 현재는 교회 숫자나 구조와 비교하면 선교사 파송은 사실상 '0%'에 가깝다는게 중론이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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