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2세가 증오범죄 대처 매뉴얼 만들었다
'우리 부모님이 당하면…'
자비로 4500부 제작
7개 언어로 신고법 등 정리
호루라기도 무료 배포
샛별씨는 “처음에는 증오범죄를 당했을 때 취할 행동수칙을 적은 1장짜리 전단지를 생각했다”며 “2월부터 준비했고 결국 16장짜리 한·영 증오범죄 신고방법 안내책자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안내책자 내용은 임샛별씨가 ‘공부’해 작성했다. 그 결과 증오범죄 정의와 가해자 특성, 증오범죄의 악영향, 증오범죄를 신고해야 하는 이유, 욕설이나 공격을 당할 때 취해야 할 일, 도움요청 방법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안내책자가 완성됐다.
반응은 뜨거웠다. 샛별씨는 “작년 5월쯤 한·영 안내책자가 나온 뒤 인스타그램에 올렸다”며 “이후 중국계, 일본계 친구들이 자원봉사로 나섰고 태국어, 베트남어, 스페인어 안내책자까지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25일 NBC4뉴스는 LA한인타운 한 가게에 진열된 안내책자를 소개하며 “한 여성이 아시아계 증오범죄를 막기 위해 직접 나서서 싸우고 있다”고 전했다.
샛별씨와 친구들, 자원봉사가 합심한 7개 국어 증오범죄 신고방법 안내책자는 LA한인타운, 차이나타운, 베트남타운 등에서 무료 얻을 수 있다. 샛별씨는 최근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 대응하라며 호루라기도 같이 나눠주기 시작했다.
샛별씨는 “코로나19 전염병이 퍼진 뒤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겁을 먹은 모습”이라며 “화가 나고 희망이 없어지니까 화풀이 대상으로 아시아계를 공격하는 것 같다. 우리는 다 같은 ‘인간’인 만큼 누구나 증오범죄 대상이 될 수 있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위해주는 모습을 보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증오범죄 피해를 당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샛별씨는 안내책자에 증오범죄를 묵인하면 소수계가 더 많은 폭력과 갈등에 노출된다고 우려했다. 샛별씨는 재발을 막고 법치주의를 확립하기 위해서라도 ‘신고’를 꼭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임샛별씨는 자비 4000달러 이상을 써 안내책자 4500부를 인쇄했다. 최근 주변 도움으로 추가 인쇄와 호루라기 나눔도 가능해졌다. 무료 안내책자와 호루라기는 LA한인타운 4곳(가주마켓 전통공예점 화소반, 버몬트/6가 수니스타일, 민족학교, LA한인타운 시니어 커뮤니티센터)에서 얻을 수 있다. 후원은 고펀드미(www.gofundme.com/f/how-to-report-a-hate-crime-booklet-printing-fund)에서 가능하다.
▶증오범죄 예방 및 신고 안내: www.hatecrimebook.com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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