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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거 신부 아동 성학대 혐의 정직 처분

시카고 흑인 사회 ‘정신적 지주’
세인트 사비나 성당서 40년 봉직

마이클 플레이거 신부 [AP=연합뉴스]

시카고 흑인사회의 '정신적 지주'로 간주돼온 유명 백인 신부 마이클 플레이거(71)가 교회에서 내몰릴 위기에 처했다.

가톨릭 시카고 대교구는 5일 대교구장 블레이스 수피치 추기경 명의로 시카고 남부 흑인 밀집지역 오번 그레셤의 대형 성당 세인트 사비나(St. Sabina Church) 측에 보낸 편지를 통해 "플레이거 신부가 40년 전 미성년자를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조사 기간 정직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시카고 토박이인 플레이거 신부는 1981년부터 40년간 흑인 성당 세인트 사비나에서 봉직하며 반폭력•마약퇴치 등 다양한 지역사회 운동을 주도하면서 정치적•사회적으로 큰 목소리를 내왔다.

그는 2008년 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 당시 버락 오바마를 지지하며 힐러리 클린턴을 향해 던진 인종적 발언이 파문을 일으켜 정직 처분을 받는 등 화제의 대상이었다.

2016년 미국의 대표적 흑인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가 총기폭력이 만연한 시카고 남부 흑인 밀집지역을 이라크 전쟁터에 비유한 영화 '시라크'(Chi-Raq•샤이랙)에서 배우 존 쿠삭이 플레이거 신부 역을 맡아 열연하기도 했다.

수피치 추기경은 플레이거 신부가 이번 혐의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교회와 지역사회를 떠나 지내면서 조사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시카고 대교구는 플레이거 신부에 대한 고발장이 교구내 아동 성학대 조사•검토 위원회와 일리노이 주 아동가족부, 쿡 카운티 검찰 등에 접수됐다며 이 사실을 시카고 경찰에도 알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수피치 추기경은 교인들과 주민들에게 "학대 주장이 제기된 것이지, 주장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면서 유죄•무죄를 섣불리 판단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