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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 미주 한인 애환과 희망 담은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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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NEWS M| 작성일2022-03-21 | 조회조회수 : 1,66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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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주 무대 예술인 그룹 [시선] 김영안(Clara Shin) 대표 인터뷰

    미주 최초 뮤지컬 “도산” 올리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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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도산" (시선 제공) 


    [뉴스M=마이클 오 기자] 이민자의 삶은 고달프다. 낯선 환경과 도전 때문이기도 하지만, 마땅히 속내를 터놓을 곳도 마음을 알아줄 이도 없기 때문이다. 그저 속앓이가 일상이다.


    미주 무대 예술인 그룹 [시선]은 그런 속앓이를 함께 해온 이들이 이민자로서 자신의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다. 하지만 단순히 이민자 이야기만은 아니다. 장애인, 여성, 노년 등 이 땅을 이방인처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이야기를 무대 주인공으로 올리려 한다. 이들이 이해하는 예술의 특권이자 사명이다.


    뮤지컬 “도산”을 시작으로 크고 작은 무대를 기획하고 공연하고 있다. 가뜩이나 허기진 무대 예술인의 여정에 코로나 팬데믹까지 덮쳐 더욱 더뎌지는 발걸음이지만, 그 방향은 올곧기만 하다.


    대표 김영안(Clara Shin)이 안내하는 [시선]을 따라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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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대 예술인 그룹 [시선] 대표 김영안 (뉴스엠)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시선]은 무대 예술인 그룹이다. 미국 남가주에서 활동하는 음악가와 뮤지컬 및 연극배우 등 무대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이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만든 단체다. 


    현재 배우 35명과 스텝 35명, 총 70여 명의 단원이 활동 중이다. 유학생, 한인 1세, 1.5세, 2세 등 다양한 배경과 상황 가운데 있는 이들이다. 하지만 예술 공연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서로 소통하고 배우며 값진 시간을 나누고 있다.


    “문화는 삶을 담는 그릇이다”라는 말을 한다. 우리 삶을 이루는 종교, 이념, 정치 등 다양한 요소를 시대의 요청에 맞게 재조명하여 무대에 올리는 작업을 한다. 특히 미주에 위치한 한인 예술인이 경험하는 다문화적 상황을 무대에 녹여내어 미주 지역 사회 뿐만 아니라 한국과 세계를 연결하고 소통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무대보다는 더 많은 이들이 편하게 와서 즐기는 무대를 만들려 한다. 여전히 공연 예술의 문턱은 높다. 엄마가 유모차를 끌고 나와 마음껏 즐기고, 어르신과 아이가 함께 울고 웃으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다.


    [시선]이라는 개별 단체 영리보다는 문화계 전체 발전을 바라보며 고민하고 있다. 특히 공연수익금이 생기는 대로 문화 예술 분야 학생에게 장학금 지원하여 젊은 인재의 길을 열어가는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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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 연습중인 [시선] 단원들 (시선 제공)


    [시선]을 이야기하면 뮤지컬 “도산”이 떠오른다. 어떤 작품인가?


    [시선]이 무대에 올린 첫 작품이다. 대표적인 독립운동가 안창호 선생 일생을 다룬 작품이다.


    미주 한인에게 더욱 의미 있는 인물이다. 나라 잃은 백성으로서 미국 생활을 하며 조국 독립을 위해 생을 바친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늘날 이민자로 살아가는 미주 한인의 얼굴이 나타난다. 극악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조국을 가슴에 품고 사막 한 가운데 던져진 듯 한 이민자의 삶이었기 때문이다.


    각자 입장과 이해가 다르다 할지라도, 이민 생활을 하는 한인이 고국을 바라보는 마음은 근본적으로는 같은 것이고, 남모르는 시름과 눈물을 삼켜야 하는 이민 생활의 애환과 어려움 또한 그렇다. “도산”의 삶을 통해 고난과 슬픔은 ‘나’만의 것에서 ‘우리’의 것으로 승화되고, 그 가운데 함께 위로와 치유를 경험할 수 있었다.


    하지만 도산 안창호의 삶은 여기서 한 발짝 더 나가게 한다. 짓이기는 듯한 시대와 상황의 무게 가운데에서도 한인의 정체성과 희망과 미래를 노래하고, 그 가운데 역경을 진정 가치 있는 삶과 생명으로 승화시키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산 안창호는 과거 역사나 이야기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한인의 삶 가운데 여전히 살아 숨 쉬고 미래를 열어가는 인물이다.


    이런 생생한 현재성이 공연을 향한 폭발적인 반응의 이유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사실 첫 작품이라 준비도 부족했고 공연도 정신없이 치렀다. 열심을 다했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고 했지만, 돌아보면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1000여명이 넘게 만석을 이룬 관객은 그런 미흡함과는 전혀 다른 호응을 보여주었다. 무대를 준비하고 만든이의 투박함을 뚫고 나오는 도산이라는 인물의 가치가 아닐까 생각한다.


    [시선]도 이 공연을 통해 정체성과 이정표를 세울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 또한 지역 사회 공연 문화에 있어서도 신선한 충격과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한다.


    미주 한인 사회의 공연 문화, 어떤 상황인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공연 기획자 입장에서 보면, 무엇보다 재정적인 자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무대를 하나 올리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예산을 짤 때마다 ‘과연 이게 가능한 일일까’ 자문한다. 행사를 다녀보면 기업이나 단체 후원이 많은데, ‘공연 문화계에는 왜 이렇게 인색한가’하는 원망을 할 때도 있다.


    공연 문화가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내거나 도움을 주지 않지만, 공동체 정체성 형성과 정신적 유산을 전하는 매우 소중한 도구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 그리고 사회 정치적 상황 가운데 이민자가 파편화 된 개인으로서 사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패쇄적이지 않도록 주의해야겠지만, 공동체적인 존재로 살아갈 때 개인의 삶과 더불어 사는 공동체 모두가 보다 건강하고 아름답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공동체적인 삶을 만들고 이어가는 작업을 하는 공연 문화계에 지원과 응원이 더욱 많아졌으면 한다.


    그래도 이런 공연 문화의 가치를 아는 개미 군단이 [시선]을 가능케 하는 힘이다. 지난 공연도 인랜드 한인 회장님이 불쑥 내놓은 후원금 덕분으로 무대를 열 수 있었다. 지난 2월에 영면하신 도산 안창호 선생의 막내아들 랄프 안(안필영)이 봉투를 내놓기도 했다. 금액이 아니라 이들의 마음과 정성이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을 실현시키고 있다.


    [시선], 신앙적인 배경이 있는데 겉으로 드러내는 것은 없다. 왜인가?


    신앙은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선]의 신앙 또한 마찬가지다. [시선]을 이루는 식구 대부분이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있지만, 아닌 경우도 있다. 이들 사이에 신앙이라는 경계가 생기고 나뉘어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무대 예술의 가치가 [시선]을 형성했고, 각자가 함께 그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그 공동의 노력 가운데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더 아름답고 성숙한 하나가 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가운데 각자가 가진 신앙도 하나의 중요한 가치이자 추구해야 할 대상으로 공존하고 있다. 우리의 신앙 혹은 신념이 진실하고 가치 있는 것이라면 그 만큼 나눠질 것이다.


    도산의 삶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 그는 분명 모든 조선인을 향한 열정적인 독립운동가이자 교육자였다. 그의 신념은 누구도 차별하지 않았으며, 어느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가치를 추구했다.


    하지만 그의 말과 행동 그리고 삶의 궤적을 보면 왠지 익숙한 느낌을 받는다. 굳이 성경을 인용하거나 신앙을 전하지 않지만, 그의 삶이 정확하게 신앙에 정향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가 외쳤던 평화와 화합 그리고 희망 등은 결국 깊은 우물과 같은 신앙으로부터 길어 올린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영혼을 흔드는 듯한 울림과 파동이 오늘날까지 전해진다고 생각한다.


    [시선]의 신앙도 같은 궤를 따라간다. 작은 몸짓 가는 목소리 하나라도 이념과 상황 그리고 종교의 벽을 넘어서는 울림이 되고 진동이 되기를 원한다. 그렇게 모든 것을 넘어 하나로 만나고 나누고 또 즐기는 것이 신앙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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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도산"은 음악 시디로 감상할수도 있다. (뉴스엠)


    앞으로의 [시선] 계획은?


    우선은 올가을(9월 7-10일) 다시 무대에 올릴 ‘도산’ 공연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또 장애인을 위한 뮤지컬 공연도 준비 중이다. 원래는 올해 공연을 목표로 예정했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내년 초나 중반에 올릴 계획으로 현재 대본 작업을 하고 있다.


    [시선 문의]: http://seasunta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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