께름칙한 미국 비밀 경호국의 역사와 핑커톤 탐정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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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비밀경호국의 묘한 인연
트럼프 암살 미수사건에 대한 경호 실패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미국 비밀경호국( United States Secret Service, USSS)의 국장 킴벌리 치틀은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고 자인했으며 의회는 조사에 들어갔다. 실제로 다소 의문스러운 대처로 음모론이 양산되고 있다. 한국의 조선일보는 비밀경호국의 경호 인원 중 30%가 여성이라는 헤드라인을 통해 특유의 남녀 갈라치기를 시전하고 있다.
1865년 링컨 대통령이 창설한 재무부 소속의 비밀경호국(이하 경호국)은 원래 위조지폐 단속을 하는 조직이었으나, 1901년 윌리엄 매킨리 대통령 암살 이후, 요인 경호를 담당하는 임무가 추가되었다. 2003년에는 재무부에서 국토안보부로 소속이 변경되었는다. 이게 경호국의 정사다.
하지만 경호국의 역사를 추적하다보면 앨런 핑커톤의 탐정회사가 나온다. 핑커톤 전미탐정사무소(Pinkerton National Detective Agency)는 1850년 앨런 핑커톤이 창립한 사립 탐정 업체다.
앨런 핑커톤은 1861년 링컨 암살 미수 사건(볼티모어 음모 사건) 당시 사건 해결에 큰 역할을 했고, 이로 인해 링컨이 남북 전쟁 당시 개인 경호를 위해 핑커톤의 요원들을 고용했다. 하필 링컨이 암살 당한 현장에는 핑커톤이 빠져 있어서 오히려 그 명성이 더해졌다.
남북 전쟁 이후 일종의 현상금 사냥꾼 같은 역할과 노조탄압을 하는 구사대 역할도 했다. “우리는 잠들지 않는다(We Never Sleep)”란 로고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는 한국 정보기관의 슬로건과 비슷하다.
프로파일링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범죄자 사진과 신체 특징, 가명, 활동무대, 범행수법 등을 모은 핑커톤의 ‘로거 갤러리(Rogues’ Gallery)’ 기법이 그대로 경호국으로 옮겨진 것이 사실이고 핑커톤의 요원들이 초기 경호국의 요원으로도 활동했다. 머그샷을 처음 도입한 것도 앨런 핑커톤이었다. 따라서 비밀경호국의 창설에는 핑커톤 탐정회사가 큰 계기로 작동했다는게 또 다른 역사다.
경호국이 핑커톤과 연관되는 건 국가 기관인 경호국으로서는 유쾌한 일이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핑커톤이 노조 탄압에 깊게 개입한 전력이 많았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스코틀랜드 출신의 앨런이 스코틀랜드에서 노동운동에 참여했고 1839년에는 감옥에 갇힌 동료를 구하려다가 실패하자 그 일로 미국 시카고로 도주한 뒤 미국에 정착했다. 따라서 노동운동의 경험이 있는 그가 노조탄압에 열심이었을리 없다고 옹호하는 역사가들도 있다.
과잉 수사로 악명이 높은 점도 핑커톤의 흑역사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의 전설적인 무법자 제시 제임스와 얽힌 이야기다. 침례교 목사 아들로 태어난 제시 제임스는 형 프랭크와 함께 약탈 학살등을 일삼는 제임스 영거 갱단을 조직했다. 또한 노예제 폐지론자들을 학살하면서 패전한 남군의 우상으로 떠 올랐다.
하지만 그를 잡는데 과잉수사가 있었던 점 때문에 핑커톤은 구설수에 올랐다. 1875년 핑커톤이 제시의 집에 폭탄을 던졌다. 이 일로 제시의 의붓 아버지는 폭사했고, 어머니는 팔이 잘리는 사고를 당했다. 제시의 의붓 동생도 목숨을 잃었다. 핑커톤측은 집만 불태우려고 했다는 어설픈 변명을 했다.
제임스 영거 갱단 단원을 추적하다가 부하들을 잃은 핑커톤의 복수라는 여론이 높았다. 이로 인해 제시가 미주리 지역의 영웅으로 떠 올랐다. 남군의 패배로 실의에 빠져 있던 미주리 사람들은 그를 로빈후드에 비유하기도 했다.
1876년 9월 이들 일당은 미네소타 노스필드 국립은행을 털려고 했다. 이들은 남북전쟁때 뉴올리언스를 점령한 북군의 장교 벤자민 버틀러가 이 은행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해 그 은행을 대상으로 삼은 것인데 실제로는 아무런 관련도 없었고 범행 실패로 조직은 와해 되었다. 형 프랭크는 1881년 버지니아 주로 도주해 이름을 바꾼 채 평범한 농부로 숨어 살았다.
'The Assassination of Jesse James by the Coward Robert Ford’의 한 장면
제시는 조직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새로 영입한 찰리와 로버트 포드 형제를 믿었다. 하지만 로버트 포드는 미주리 주지사인 토마스 시어도어 크리텐덴에게 이미 매수된 상태였다. 결국 로버트 포드에 의해 제시는 암살당했다. 이 이야기는 ‘비겁한 로버트 포드의 제시 제임스 암살 The Assassination of Jesse James by the Coward Robert Ford’(감독 앤드루 도미닉, 2007년)를 통해 영화화 되었는데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악인을 암살한 암살자는 비겁한 사람이다. 게다가 리들리 스콧과 브래드 피트가 제작에 참여하였고 브래트 피트는 주인공인 제시 제임스 역할까지 맡았다. 이 영화는 Apple TV에서 볼 수 있다. BBC는 이 영화를 21세기 100대 영화 중 하나로 뽑았다.
링컨과 트럼프는 공화당이고 링컨은 핑커톤에게 신세를 졌으며 핑커톤의 경호를 계기로 경호국이 알려졌는데 이번에는 그들의 무능으로 트럼프가 암살당할 뻔 했다. 핑커톤은 노예해방을 한 공화당 대통령 링컨을 위해 노예해방 반대자들의 영웅이 된 제시 제임스를 궁지로 몰았다. 그런데 트럼프는 이민자 및 흑인들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1901년 윌리엄 매킨리의 대통령의 암살 이후 오늘날의 경호국이 틀을 갖췄다. 이번 피격 전인 6월 25일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재집권 시 높은 관세를 밀어붙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25대 대통령이었던 윌리엄 매킨리를 ‘관세왕’이라고 칭하며, 관세 인상으로 소득세 도입을 피할 수 있었던 역사적 교훈은 높은 관세의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그는 “매킨리는 이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었다”며 이후 대공황 시기 도입된 뉴딜정책이 경제를 망쳤다고 비판했다.
묘하게 물고 물려 있는 비밀경호국과 트럼프의 인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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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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