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더 데이스', 한국에서 차라리 잘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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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쇼 코지는 2찍이가 틀림없어”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더 데이스(8부작)’를 한국 넷플릭스에서는 시청할 수 없는 점을 들어 각종 음모론이 난무하고 있다. 음모론을 종합하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홍보대사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윤석열(김건희가 거론되는 음모론도 있다)이 어떤 압력을 넣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넷플릭스측 해명은 영상물 등급위원회 심사를 마치지 못했다는 것인데 이런 해명이 때로는 음모론을 확대시키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시청한 결론부터 말하자면 ‘더 데이스’의 내용은 이러한 음모론을 불식시킨다. 그냥 아무 내용 없다는 이야기다. 한국에서 다른 경로로 본 어느 네티즌의 감상평에는 주연을 맡은 “야쿠쇼 코지는 2찍이”라는 말이 있다. ’2찍이 ‘는 지난 한국 대선에서 기호 2번인 윤석열에 투표한 사람들을 얕잡아 부르는 호칭이다. 일본식으로 말하면 자민당을 찍은 1찍이라는 말, 다시말해 ‘더 데이스’는 그냥 일본 만세 드라마다.
더 데이스는 야쿠쇼 코지가 분한 후쿠시마 제1원전 요시다 마사오 소장의 조서와 카도타 류쇼의 후쿠시마 제 1원전 사고 당시 관계자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죽음의 문턱을 본 남자’를 바탕으로 만든 드라마다.
카도타 류쇼는 ‘신궁(神宮)의 기적’ 등 여러 편의 소설을 남긴 일본의 대표적인 극우 작가다. ‘신궁’은 신사 중에서도 가장 격이 높은 신사를 일컫는다. 그는 또한 영화로 만들어진 ‘후쿠시마 50’의 원작 소설을 썼다. 종군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역사 왜곡과 발언을 일삼아서 한국에는 잘 알려진 그는 아베 전 총리의 브레인 기능을 했던 ‘일본회의’와도 관계를 맺고 있다. 카도타 류쇼는 일본사회에 한국의 ‘토착왜구’라는 말을 처음 소개하면서 한국의 반일분위기를 비아냥 거리기도 했다. 그런 사람이 인터뷰한 내용을 기초로 만든 드라마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나오겠는가?
영화는 시작부터가 상투성을 벗어나지 못한다. 조사위원회 앞에서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라는 야쿠쇼 코지가 한 말이 내레이션으로 깔린 것부터가 연출에 성의가 없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연재해는 어쩔 수 없는 것이고 발전소 직원들은 최선을 다해 대처했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대응방식이 문제였다고 드라마는 초기부터 지적한다.
대형사고가 났을 때 정치권의 대응을 비판하는 언론의 태도는 세계적인 ‘룰’이지만 여기서는 조금 다르다. 간 나오토 총리는 의회에서 답변 중 사고 보고를 받고도 대처하지 못한 무능한 총리로 나온다. 심지어 ‘한국과의 불법 금전 유착’에 대해서 답변 안 할 거냐는 다른 의원의 질문도 회피한 채 후쿠시마 사태를 핑계로 위기를 넘긴 듯한 장면이 나온다. ‘더 데이스’ 제작자 입장에서는 한국과 어떤 불법적인 관계가 있는 총리가 대한민국 덕분에 위기 상황을 극복한 것처럼 묘사한 것이다.
그러면 왜 이런 묘사가 나왔을까? 나오토 총리는 일본에서 드물게 입헌 민주당 출신의 총리, 즉 자민당 총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드라마에서 시종 무능한 총리로 묘사하는 나오토의 실제 모습은 달랐다.
인터넷의 정보를 종합하면 나오토 총리는 이런 사람이다.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에는 도쿄전력 측이 총리에게 사고 경위에 대해 보고도 제대로 하지 않고 사건 상황을 은폐하려 들자 보여준 그 개인의 리더십만큼은 의미가 있었다. 간 나오토 자신이 도쿄공대 응용물리학과 출신인지라, 스스로도 "원자력은 이 정부 안에서 내가 제일 잘 안다"라고 말해왔던 그였던 것이다.
결국 도쿄전력이 사태를 수습 못하고 심지어 1호기가 폭발했는데도 보고조차 안 들어오자, 간 나오토의 머리마저 대폭발한 나머지 2011년 3월 15일 새벽, 직접 도쿄전력으로 쳐들어가서 아예 거기에 지휘본부를 차리고 도쿄전력 직원들에게 정신줄 좀 잡으라는 사자후를 내뱉어 공포에 떨게 했다고 한다. 또 문제가 생겼다는 보고를 듣자마자 해수 투입을 지시했었다고 한다. 당시는 도쿄전력이 원전 철수를 운운하던 시점이었는데, 거듭되는 삽질을 보다못해 끝내 불 같이 화가 난 총리의 말을 듣고 찌그러진 것이다. "철수는 있을 수 없다! 철수하면 도쿄전력은 반드시 무너진다"는 위의 분노가 느껴지는 다그치는 발언도 이때 나왔다."(나무위키)
심지어 2012년 2월 27일의 후쿠시마 원전사고 독립검증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나오토 총리는 많은 실수를 저질렀지만 도쿄전력으로 쳐들어가 포기하지 말라고 요구한 것이 일본을 살렸다."
그럼에도 드라마는 나오토 총리가 마치 한국이랑 검은 유착이 있는 듯 묘사한다. 왜? 다음과 같은 사실이 ‘더 데이스’제작자들의 심기를 건드렸기 때문일 것이다.
"나오토 총리는 한국에 대해 매우 우호적인 입장을 취임 전부터 표명했고, 미래 지향적 한일관계를 위해 동북아 평화번영을 추진하는 등 매우 개념 있고 진일보한 인물. 총리 취임 전부터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하는 정치인들에게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서기도 했다.
2010년 8월에는 한일강제 병합 100주년을 맞이해 간 나오토 담화를 발표하여 일본의 과거 식민지 지배의 모든 사실을 인정했다.
결론적으로 간 나오토 재임 시기에 한일관계가 매우 원만했었고 무라야마 도미이치, 오부치 게이조, 하토야마 유키오 등과 함께 한국인에게 개념 있는 정치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최근 2014 ~ 2015년 사이에 자주 방한해 도호쿠 지진, 원전사고에 대해 수없이 강연을 하였고, 경주에서도 강연을 가진 적도 있다.해당 영상 또한 2015년 3월 18일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문재인 전 대통령과 회담을 가지기도 했고해당 영상, 2016년 당시 jtbc 후쿠시마 다큐 프로그램에 일본 총리 최초로 출연하여 인터뷰에 응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총리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후쿠시마 원전 사태에 대해 SBS 스페셜 제작진과 전직 일본총리로서는 최초로 인터뷰를 했으며 총리시절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도쿄전력의 행태에 대해 돌려말하기 식으로 비판하기도 했다."(나무위키)
드라마에는 원전사고로 자식을 잃은 어머니가 종이학을 접으며 운명에 순응하는 듯한 장면도 나온다. 일본인들은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그래서 그들은 자민당의 1당 독재를 묵묵히 견뎌내는지 모른다. 서경식은 ‘나의 서양 미술 순례’에서 2차 대전 중 일본화가고이쇼 료헤히의 '아침의 한 때'를 보고 이렇게 평했다.
"어쩌면 일본 중산계급의 뱃속은 이만큼 깊은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병사들은 타국을 침략해서 타민족을 살육하고 있었던 때에도 또한 전 국민이 신절이나 하는 허위의 미의식에 의하여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던 때에도 이 중류 상층계급의 가정에는 3세대에 걸쳐서 한결같이 조용한 아침이 되풀이 되어 왔는지도 모른다."(서경식, ‘나의 서양미술 순례’)
종이학을 접는 어머니의 마음도 이렇다. 국가가 망하든 말든, 국가가 오염수 배출같은 범죄를 저지르든 말든, 자식이 비극적은 죽음을 당했든 말든 그들은 늘 그랬던 것처럼 조용히 슬픔을 삭인다. 서경식은 멋지게 ‘허위의 미의식’이라고 표현했지만 그냥 뼛속 깊은 정치적 무관심과 맹목적 국가주의다.
‘더 데이스’를 요약하면 이렇다. 우리 일본인들은 자연재해 때문에 생긴 위급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그것을 처리하였고 그 책임을 국가에게 묻지 않았다. 그 천재(天災)에 인재(人災)의 요소가 있다면 그건 (입헌) 민주당 정권때문이다.
윤석열의 최근 발언들과 비슷하다. 아무 일이나 자기에게 유리하게 끌어들이는 윤의 견강부회가 이제는 지겨울 정도다. 차라리 한국 넷플렉스에서 ‘더 데이스’를 막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김기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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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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