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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소원은…" 정치인이 봐야 할 뮤지컬 '백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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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CBS노컷뉴스| 작성일2020-10-10 | 조회조회수 : 2,32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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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컷 리뷰] 박물관·위인·역사극…랩과 군무, 영상 활용해 흥미진진


    남녀배우 18명이 돌아가며 백범 연기, 젠더프리 캐스팅 진수

    "내 소원은 조국의 완전한 자주독립이오"…끝나지 않은 소원

    10월 11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내 극장 용에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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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백범 중 한 장면(사진=국립박물관문화재단 제공)


    박물관이 기획·제작한 위인 소재 역사극. 딱 봐도 고리타분하다? 첫 장면부터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몰입감이 대단했다.


    "살아 무엇 하리! 빈하고 천하고 흉한 삶 / 천생이 상놈! 평생을 산 놈! / 눈물조차 곰보 안에 갇혀 / 흐르지 못하는 빌어먹을 운명, 아 / 다 꺼져버려라 /(하략)"


    지난달 29일 개막한 창작 뮤지컬 '백범'은 백범을 연기한 배우 18명의 속사포 랩으로 시작됐다. 파워풀한 춤도 곁들였다. 무대 위 영상에는 대한민국의 발전상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뮤지컬 백범은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박물관 우리 역사 잇기 시리즈'의 일환으로 기획·제작한 뮤지컬이다. 지난해 공연한 낭독뮤지컬을 발전시켰다.


    백범은 '백범일지'를 바탕으로 백범(1876~1949)의 73년 인생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보여준다. 신분상승을 원했지만 부패한 과거 시험 환경을 접하고 포기하는 김창암부터 국모를 시해한 일본인(스치다 조스케)을 처단해 사형선고를 받는 김창수, 중국 땅에서 독립운동을 펼치고 해방 후 조국의 자주 독립을 위해 싸운 김구까지 폭넓게 아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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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국립박물관문화재단 제공)


    특히 남녀배우 18명이 각 장(총 2막 20장)마다 돌아가며 백범을 연기하는 형식이 독특하다. 장면에 등장하는 인물이 많지만 백범을 맡은 배우는 공통적으로 흰 두루마기에 뿔테 안경을 착용하기 때문에 구별하기 쉽다. 젠더프리(Gender-Free·성별에 관계없이 배역을 정함) 캐스팅의 묘미를 만끽할 기회다.


    이같은 형식은 김구의 호 백범(白凡)의 의미와 맞닿아 있다. 각색·연출을 맡은 장우성 감독은 "백정(白丁)부터 범부(凡夫)까지 평범한 사람 모두가 자신만큼의 애국심을 가지길 바랐던 백범이란 호의 뜻을 담아 배우 모두가 백범이 되어 그의 삶을 반추한다"고 말했다.


    백범의 신념을 절묘하게 축약한 랩과 역동적인 군무는 또다른 볼거리다. 원미솔 음악감독은 "울분과 비통의 가사를 말과 가장 비슷한 속도와 톤을 가진 랩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흰 두루마기를 입은 백범이 랩하는 광경이 이제 좀 익숙해졌건만, 관객들은 백범과 원치 않은 이별을 해야 했다.


    2막 15장. 백범이 경교장에서 안두희가 쏜 총탄에 맞았다. 탕! 하는 소리와 함께 영상 속 붉은 점이 점점 커졌다. 펑펑 내리는 눈에 총탄의 흔적이 옅어지고 소년 창암, 청년 창수, 노년 김구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네 소원이 무엇이냐 물으시면 '내 소원은 대한 독립이오' 대답할 것이다. 그 다음 소원은 무엇이냐 하면, 나는 또 '우리나라의 독립이오' 할 것이요, 또 그 다음 소원이 무엇이냐 하는 세 번째 물음에도, 나는 더욱 소리 높여 '나의 소원은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 독립이오' 하고 대답할 것이다."


    극은 백범이 백범일지 부록 '나의 소원' 일부분을 들려주는 것으로 끝맺는다. 부제(끝나지 않은 소원)처럼 71년이 지난 지금도 이뤄지지 않은 소원을 또박또박 말하며.


    "(상략) 죽음 앞에 당당히, 삶을 위해 단단히 / 제 한 몸 독립에 내던진 조국의 형제자매들이여 / 꿈에도 그린 자주와 독립, 발목을 잡은 이념 대립, 하나 되면 못할 게 없지 / 끝나지 않은 소원, 끝나지 않은 소원, 역사의 수레바퀴 아래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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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국립박물관문화재단 제공)



    문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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