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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오두막'에서 만난 흑인 여성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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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뉴스앤조이| 작성일2020-09-20 | 조회조회수 : 12,87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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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대가 원하는 하나님은 어떤 모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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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두막'은 윌리엄 폴 영 작가가 쓴 동명 소설 <오두막>을 원작으로 한다. 주인공 맥(샘 워싱턴)은 어린 딸(아멜리 이브)을 연쇄살인범에게 잃고 아이 시체마저 찾지 못한 채 실의에 빠져 살아간다.


    그러다 우연히 '파파'로부터 딸의 옷가지가 발견된 오두막으로 오라는 편지를 받고, 맥은 분노에 차 홀로 그곳으로 향한다. 맥은 오두막에서 성부 하나님 파파(옥타비아 스펜서, 그레이엄 그린)와 예수님(아브라함 아비브 알루쉬)과 성령님(스미레)을 만나게 된다. 영화는 맥이 오두막에서 하나님을 만나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오두막'은 개봉과 동시에 기독교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영화는 삼위일체 하나님을 그리고 있다. '창조주이신 성부, 인류를 구속한 성자, 인류 안에 거하며 구원으로 이끄는 성령' 삼위일체 하나님을 각각 흑인 여성과 인디언 남성, 유대인 청년, 동양인 여성으로 묘사한다. 특히 성부 하나님은 상황에 따라 흑인 여성과 인디언 남성 모습으로 그렸다.


    흑인 여성으로 표현된 신을 통해 하나님의 모성적 사랑을, 인디언 남성으로 표현된 신을 통해 하나님의 부성적 사랑을 투영했다. 삼위일체 하나님이 가진 다채로운 특성을 등장인물을 통해 표현하려 한 것이다.


    윌리엄 폴 영 작가는 2016년 '굿리즈 GoodReads'와 인터뷰하면서 "하나님의 특성과 본성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에 도전해 보기 위해서 일부러 성부 하나님을 흑인 여성으로 설정했다"고 말한 바 있다.


    '흑인 여성' 하나님이 그리는

    기독교의 가치

    '오두막'은 하나님을 '여성'과 '흑인' 모습으로 표현했다. 개봉 직후 미국과 한국 교계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하나님을 흑인 여성으로 묘사한 것이 주된 논란 이유였다. 하나님은 남성도 여성도 아니며, 흑인도 백인도 아니다. 성경 속 하나님은 성별, 나이에 구애받지 않는 영적 존재다.


    성경에서 "하나님은 사랑이시라"(요일 4:16)고 말하듯, 절대자 혹은 심판자뿐 아니라 위로자·포용자·치유자 역시 하나님 모습이다. 공감·위로·치유·소통 등은 여성적인 가치로 정의되기도 한다. 인간은 하나님 형상대로 창조됐다. 하나님 속성 가운데 남성적인 면뿐 아니라 여성적인 면도 함께 존재한다고 추론할 수 있다.


    '오두막'은 흑인 여성으로 하나님을 표현해 상처 입은 자를 치유하고 회복하는 모성적 사랑을 효과적으로 드러냈다. 사랑하는 딸을 잃은 맥의 슬픔은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개선된다. 이어폰을 낀 채 노래를 흥얼거리며 설거지하고 부엌에서 요리하는 하나님은 권위적인 모습과 거리가 멀다. 파파는 맥을 재촉하거나 강압하지 않고 대화로 상처를 어루만진다.


    영화는 하나님의 다양한 속성을 이해하도록 돕기 위해 하나님을 흑인 여성으로 표현하는 파격적인 설정을 했다. 흔히 신 이미지는 차분한 머릿결과 턱수염을 가진 남성의 모습이다. 흑인 여성은 이런 이미지와 대척점에 있다.


    백소영 강남대 교수는 <페미니즘과 기독교의 맥락들>(뉴스앤조이)에서 흑인 여성이 인종·젠더·계급 등 다양한 억압 요소가 존재하는데도 자신보다 어린 생명을 돌보고 길러 내는 따뜻함과 생기를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 준다고 전한다. 이를 '살고 살리는 힘'이라고 표현하면서 흑인 여성 모습이 하나님과 매우 닮아 있다고 설명한다. 우리는 흑인 여성 이미지에서 차별이 없고 인자한 하나님의 속성을 읽어 낼 수 있다.


    강진구 고신대 교수는 "하나님으로 등장한 흑인 여성을 표현된 상 자체가 아니라 하나의 비유로 읽을 수 있다면 상처 입은 자를 치유하고 돌보시는 하나님의 위대한 사랑을 엿볼 수 있다"며 "하나님의 속성 가운데 현대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무엇이며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지은·박지원 / 서울여자대학교 언론영상학부 재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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