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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승훈의 書架멍] 죽음, 천당과 지옥 – 나의 관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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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작성일2023-11-07 | 조회조회수 : 27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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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나 동창이 세상을 떴다는 소식을 거의 매달 어김없이 듣게 되니 요즈음 나에게는 죽음,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죽음에 뒤따르는 천당, 지옥과 관련된 issue가 심각한 현실이 되었다. 내 관심사 - 죽음, 천당과 지옥을 책과 자료를 통해서 살펴보면서 언젠가는 나도 당면하게 될 죽음, 내세를 생각해본다.


    뭐니뭐니해도 죽음을 이야기하면서 뺄 수 없는 책은 단연 스위스 태생, 미국 정신과전문의 Elizabeth Kubler-Ross의 1969년 작, "On Death & Dying"이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 암환자들을 관찰하고 대담을 통해서 만들어진 이 책은 암 진단을 받은 환자들이 진단을 받는 시점으로부터 마지막에 이르는 동안 대충 다섯 단계의 마음 상태, 즉 부정(denial), 노여움(anger), 타협(bargaining), 우울(depression), 그리고 수용(acceptance) 단계를 거친다는 주장을 펴면서 매우 유명해졌다. 이 책은 1967년 시작된 말기환자 진료 서비스인 호스피스의 발전과 진화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죽음과 임종에 대해서: 죽어가는 사람이 의사, 간호사, 성직자와 가족들에게 가르치는 것(On Death & Dying: What the Dying Have to Teach Doctors, Nurses, Clergy & Their Own Families)"


    Kubler-Ross 작, Scribner 출판, 1969년, 304pages 


    첫 단계 – 부정

    암 선고를 받은 첫 반응은 부정이다.  자신이 받은 진단은 암만 해도 뭐가 잘못된 거라고 생각한다.   


    두번째 단계 – 노여움

    더 이상 부정을 계속할 수 없게 되자 좌절하면서,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 이건 너무 불공평하다고 외치고, 또 누구를 탓하면서 공연히 주변 사람들을 괴롭힌다.


    세번째 단계 – 타협

    당하고 있는 커다란 슬픔을 피할 수 있는 희망과 가능성을 삶의 연속에서 찾는데, 그건 흔히 개선된 생활방식(reformed lifestyle), 주로 神, 종교를 통한 새로운 생활방식을 선택하면서 현실에 타협한다.   


    네번째 단계 – 우울

    죽음은 면할 수 없다는 것(mortality)를 받아들이는 매우 우울한 이 단계에서는 말 수가 적어지고, 방문객을 거절하며, 한탄하면서 많은 시간을 시무룩하게 보낸다.   


    마지막 다섯 번째 단계 - 수용

    헤아릴 수 없는 세상사, 질 수밖에 없는 싸움에서 고생하기보다는 차라리 마지막을 준비한다. 흔히 과거를 살피고 조용하게 마음의 평정을 찾으면서 마지막을 기다린다.  


    매우 오랜 동안 호스피스 봉사를 하셨던 내 누님 말로는 당장 죽어가면서도 곧 회복되어 잘 살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버린 환자는 단 한 사람도 보지 못했다고 한다. 

       

    이 다섯 단계는 결코 순차 또는 단계적인 연속성이 있는 현상은 아니고(non-linear), 예측할 수 있게 진행되는(predictable progression) 것도 아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죽음이란 주제와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이 책은 매우 적절하게 잘 다루었다. 


    죽음은 누구나 피할 수 없는,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진실이다. 언젠가는 나도 당하게 되겠지만, 너무 힘들어 감당해내지 못한 사람은 아직까지 하나도 없었다는 것을 보면 누구나 다 해낼 수 있는 터이니 괜히 걱정해야 할 일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착잡하지만 더 이상 다른 책을 찾아볼 생각은 없어졌다. 헌데 문제는 죽음으로 모든 게 다 끝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 모두에겐 來世가 있다. 죽어가면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 아닐까도 생각된다. <계속>


    조승훈 

    서울 고등학교, 고려대학 법과대학, University of San Francisco MBA.

    San Francisco 번화가 California & Pork Street 교차점 케이블카 종점 책방 경영

    1986~2018년까지, 한국으로 가장 다양하고 많은 책을 직접 선정해서 보냄 

    매주 주간매경 서평 8년, MBC 일요일 아침 “독서와 인생” 라디오 프로그램 3년 진행

    코매디안 조모란(Margaret Cho) 씨 부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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