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흥을 기다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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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초, 전 세계 기독교인의 눈과 귀가 미국의 켄터키주 윌모어라는 작은 도시로 집중되었습니다. 이곳에 있는 작은 기독교 대학인 애즈베리 대학에 강력한 성령의 임재와 부흥의 역사가 일어나고 있다는 소식 때문이었습니다. 2월 8일 수요일 오전, 애즈베리 대학교 채플에서는 학생들이 참석하는 예배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이 학교의 교목인 잭 미어크립스 목사가 로마서 12장을 본문으로 “행동하는 사랑”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습니다.
설교를 마치고, 찬양대의 마지막 찬양으로 예배가 끝났지만, 학생들은 채플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아니 떠날 수 없었습니다. 마치 무엇인가에 붙잡힌 것처럼 그 자리에 남아있던 학생들은 강력한 성령의 임재를 느꼈습니다. 그들은 그 자리에서 기도하고 찬양하기 시작했습니다. 성경을 읽었습니다. 몇몇 학생들은 제단 앞에 나와 무릎을 꿇고 회개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어떤 학생들은 손을 잡고 서로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수요일 오전에 시작된 예배는 그 이튿날도 그다음 날도 이어졌습니다. 애즈베리 대학에 임한 강력한 성령의 임재에 대한 소문이 삽시간에 전 세계로 퍼져 나갔습니다. 인근에 있는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은 물론, 근처에 있는 교인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예배당에는 더 많은 사람이 모여 함께 찬양하고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성령의 역사가 일어나는 현장에 참여하려는 사람들이 다른 주에서도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윌모어 시 인구의 10배가 넘는 7만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2월 8일부터 시작해서 24시간 쉼 없이 이어지던 예배는 2주가 지나서야 멈췄습니다. 애즈베리 대학의 총장은 학생들에게 학업과 신앙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이제는 강의실로 돌아가야 할 때라고 점잖게 충고했고, 학생들은 각자 삶의 자리에서 부흥의 전달자가 되겠다고 결단했습니다.
애즈베리 대학에서 일어난 부흥과 성령의 역사는 이제 전국으로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온라인을 통해서 전 세계 곳곳에 그 놀라운 현장이 중계되었습니다. 미 전역의 대학에서 자발적인 예배와 기도 모임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 시대에도 이런 성령의 강력한 임재를 경험할 수 있다는 사실에 흥분합니다. 이번 성령의 역사를 통해서 또 다른 영적 대각성 운동과 부흥이 일어나기를 기도합니다. 무엇보다 이 일을 이루신 분은 오직 하나님 한 분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며 감사하고 있습니다.
성령의 강력한 임재와 부흥의 역사로 세상이 한껏 들떠 있을 때, 현장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한 아시안 남성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그는 ‘홍 투 레오우(Hong Too Leow)’라는 이름의 중국계 말레이시아인이었습니다. 그는 시카고에 있는 트리니티 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싱가포르 성서 대학에서 목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그 후 말레이시아의 성서 신학교에서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2016년 미국 애즈베리 신학교에 방문 교수로 왔던 레오우 교수는 신학교가 있는 윌모어 시의 부흥을 위해 기도하라는 환상과 말씀을 받았습니다. 보수적인 신학자였던 그는 그런 환상을 인정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기도하고 동료 신학자들의 조언을 들으면서 결국 신학교 교수직을 사임하고 윌모어로 와서 부흥을 위해 기도하는 기도자의 삶을 살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라’, ‘성령님, 당신을 환영합니다’, ‘일어나 예수의 빛을 발하라’ 등의 글귀가 적힌 싸인 판을 몸 앞뒤에 매고 길거리로 나가 윌모어에 부흥의 역사가 일어나기를 수년째 기도해 왔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샌드위치 맨’ 혹은 ‘싸인 맨’이라고 불렀습니다. 오래 걸렸지만, 결국 그의 기도가 이루어졌습니다. 윌모어에 성령이 임했습니다. 부흥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성령과 부흥의 역사 뒤에는 기도하는 이들이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오늘은 우리 교회가 이 땅에 세워진 지 119주년 되는 날입니다. 그 오랜 세월 우리 교회가 존재할 수 있었던 것도 교회의 부흥과 성령의 역사를 기도하며 기다린 성도들의 눈물과 희생, 헌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부흥을 기다리는 사람은 기도하는 사람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우리 교회와 이 땅에 부흥과 성령의 역사를 허락하실 것입니다. 우리의 기도에 신실하게 응답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하나님 홀로 영광 받아 주옵소서. 그리고 이 시대에 이 땅에 부흥을 허락하옵소서!
이창민 목사(LA연합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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