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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의 쓴소리 단소리] 미사일과 커피 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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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2-11-11 | 조회조회수 : 55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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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이가 미사일을 밥 먹듯 쏘아대고 있다. 옛날 같으면 미친짓이려니 했는데 지금은 다르다. 그가 핵 버튼을 틀어쥐고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비핵화? 그건 그냥 외교적 수사에 불과할 뿐이다. 이미 북한은 핵보유국이다. 미국과 국제사회가 그걸 깔아뭉개고 내뱉는 모른척 표현이 ‘한반도비핵화’란 말이다.


사실은 한반도가 아니다. 이미 남한은 갖고 있던 핵무기를 미국에 반납해 버렸다. 그래서 북한 비핵화란 말이 맞다. 김일성 독재가문의 대를 이은 숙원사업이 핵무기를 손에 쥐는 것인데 이제 와서 그걸 포기한다고? 정치문외한인 내가 봐도 그건 어림반푼어치도 없는 얘기다. 우리 조국 대한민국은 어쩌다 ‘핵을 머리에 이고 사는 운명’에 빠져든 것이다. 슬프고 어이가 없다.


지난 달엔 김정은이 발악수준으로 미사일을 동해상에다 아니 심지어 남북해상분계선인 NLL을 넘어 남한 해상에 대고 거침없이 쏘아 올렸다.


우리같은 사람에게 금방 떠오르는 의문점은 못산다고 세계적으로 소문난 북한에서 도대체 어디서 그 많은 돈을 뽑아 미사일 발사를 밥 먹듯 한단 말인가? 미사일을 유도탄이라고도 부른다.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해 유도 기능을 탑재한 로켓 무기란 뜻이다. 대량살상을 유도하는게 유도탄의 목표다. 멀쩡한 하늘에 그 유도탄이 유성처럼 떠다니는 세상이라면 어떻게 그 위험을 감당하며 살 수 있을까? 그래서 막연하게 떠오르는 평화의 망상은 이것이다. 이 땅의 모든 죽음의 미사일을 박멸시키는 신묘막측한 평화의 무기는 어디 없을까?


문득 커피믹스가 생각이 났다. 지난주 경북 봉화 아연광산에서 갱도에 갇혀있다 10여일 만에 기적적으로 살아나온 광부들 때문에 금방 세계적 관심거리로 떠오른게 커피믹스다. 두 명의 광부들이 이 커피믹스 마시며 생명의 끈을 놓지 않았다는 것이다. 너무 달달하다 해서 건강 챙긴다는 사람들은 손사래를 치는게 커피믹스다. 우리 집에서도 언제부턴가 자취를 감췄다. 미국 한인동네 마켓에도 즐비하게 진열되어 있는 그게 사실은 사람을 살리는 생명줄이었다니!


우리 집에선 ‘봉타리 커피’라고 부르는 그 커피믹스는 끓는 물만 있으면 집이나 캠핑장, 등산길, 혹은 성지순례 중에도 어디서나 마실 수 있는 인스턴트 커피다. 커피, 설탕, 프림, 주로 이 세가지를 섞은 것이다. 깔끔하게 막대기 모양으로 포장되어 있어 휴대가 편하다. 믹스커피라고도 부른다. 한국에선 보통 일하기 전 한잔, 점심 먹고 한잔, 또 밥 먹었으니 한잔! 달달한 맛에 홀짝 홀짝 이걸 마시는게 생활의 일부라고 한다.


동서식품이란 회사에서 봉지 하나에 1회용 분량을 섞어 만드는 아이디어를 개발, 1인분 커피믹스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한다. 이 한국식 커피믹스가 2017년 대한민국을 빛낸 10대 발명품 5위를 차지했다고 하니 대단한 인기상품이다. 이렇게 인기가 높다보니 외국인들 사이에선 친구들이 한국에 들어갈 때 커피믹스 사오라고 부탁 할 정도라고 한다. 옛날 우리가 한국 나갔다 들어올 때 사들고 오는 단골 아이템이 강원도 오징어나 파래김인 것과 비슷한 얘기다.


이집트나 이스라엘 성지순례 때 한국 여행자들이 현지 가이드들에게 커피믹스를 맛보라고 하자 세상에 이렇게 좋은 걸 어디서 구하냐고 난리가 났었다는 얘기도 들었다.


그 커피믹스가 봉화 아연광산에서 기적을 일으킨 것이다. 광산에 고립되었다가 221시간 만에 구조된 매몰 광부 2명은 먹을 것이 없는 갱도에서 겨우 흐르는 물을 하루에 한컵씩 받아 마시며 커피믹스 30봉지를 밥 대신 먹고 버티면서 생명을 연장해 왔다고 했다. 구조된 뒤 제일 생각나는 것이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는 하얀 쌀밥에 소주 한잔, 그리고 부모님 산소였다고 말했다. 그 평범하고 흔해 빠진 것이 죽음 앞에서는 그토록 그리웠던 것이다.


비상식량 역할을 한 커피믹스는 칼로리가 높고 다양한 영양소가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동서식품 맥심 모카골드 마일드 1개는 50캘로리가 들어있다. 나트륨, 지방, 탄수화물, 당류, 포화지방 등 오만가지가 다 들어있다. 극한 상황에서 체온을 유지시킬 수 있는 칼로리와 영양소가 모두 들어있는 셈이다.


어쨌거나 이태원 핼로윈 참사로 꽃다운 청춘들이 무더기로 참변을 당해 나라가 온통 초상집을 이룬 가운데 매몰광부의 기적같은 생환 소식은 국민들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고 한다. 죽음의 소식으로 어두워진 세상에 꺼지지 않는 생명의 불꽃이 되어 어둠 속 희망이 된 것이다. 커피믹스가 가망 없는 그들에게 생명을 선사한 셈이었다.


김정은의 죽음의 미사일과 봉화 매몰광부를 살린 커피믹스가 오버랩이 되는 한주간이었다. 죽이는 미사일보다 살리는 커피믹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사람을 살리는 일에 부름받은 사람들이다. 이 세상이 아무리 사람 죽이는 미사일로 뒤덮이고 시뻘건 죄악으로 물든다 할지라도 우리들의 사명은 여전히 분명하고 확실하다. 살리고 일으켜 세우기 위해 나선 사람들이다. 미사일은 커녕 마치 사람을 살리는 커피믹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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