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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음악 이야기] 클라렌스 디킨슨의 주의 이름은 크시고 영화롭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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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2-09-21 | 조회조회수 : 4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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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약효과(placebo)라는 의학 용어가 있습니다. 맞지 않는 약인데 맞는 약이라고 믿고 복용하면 원하는 효과를 얻는다는 것입니다. 배가 아픈 사람에게 급한 나머지 감기약을 위장약이라고 주면 그는 그 약을 먹고서 속이 편해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실제 2차대전에서 병사들을 대상으로 큰 효과를 보았다고 합니다. 반대로 의약무효(nocebo)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효과가 탁월한 명약이라도 ‘효과가 있을까?’라고 의심하면 원하는 효과를 얻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대조되는 이야기이지만 이 모든 것은 약 자체의 성능보다 이에 대한 믿음이 그 효과를 좌우한다는 사실을 보게 됩니다. 어찌 보면 믿음이 가짜를 진짜로 만들게 하고 진짜를 가짜로 만들어 버리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 교회의 큰 부흥이 있었던 1970-80년대에 교회의 예배는 뜨거웠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님을 향한 깊은 신뢰와 확신 속에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역동적으로 드리는 찬양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찬양이 예배를 뜨겁게하고 교회의 발전에 큰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한국 교회가 이러한 큰 부흥의 시기에 예배에서 부른 성가곡 중 ‘주의 이름은 크시고 영화롭도다(Great and Glorious in the name of the Lord of Host)’라는 안템이 있습니다. 이 곡은 클라렌스 디킨슨(Clarence Dickinson, 1873-1969)이 쓴 곡으로 그는 20세기 초 미국의 가장 대표적인 교회음악 작곡가 중 한사람으로 미국 교회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던 오르가니스트요, 작곡가, 그리고 지휘자였습니다.


그는 전통적 안템에 기존하는 찬송가를 도입하여 변화를 주도했던 작곡가였습니다. 그가 갖고 있던 음악 철학은 작곡 스타일, 또 곡을 해석하는 기준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기에 꾸준히 새로운 것을 탐구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가 1962년 미국합창지휘자협회(ACDA – American Choral Director Association)가 주관하는 컨퍼런스에서 주제 강연 속에 “우리는 항상 작은 사람처럼 보이기 때문에 미래에 대해 어떤 예측을 하는 것은 경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믿음을 가지고 새로운 것들에 도전해야 하고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하며 새로운 변화에 주저하지 말고 도전하라고 지휘자들에게 바른 믿음과 모험 정신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디킨슨은 18세기 초 영국의 찬송가 아버지라 인칭받는 아이작 왓츠(Isaac Watts, 1674-1748) 가 쓴 찬송가 "예부터 도움 되시고(O God our help in ages past)"를 주 메시지로 담아 안템에 넣어 작곡을 하였습니다. 이 찬송은 시편 90편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시편의 저자는 모세로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불신앙과 불평, 반역을 일삼는 모습을 안타까워하며 하나님을 향해 기도하는 탄원의 기도 시입니다. 이 말씀 안에 담겨있는 내면의 소리는 하나님의 영원하심을 찬양하며 유한한 인간의 덧없음을 나타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인간들에게 사랑과 긍휼의 은혜를 베풀어 주지 않으시면 인간들은 어떠한 소망도 가질 수 없음을 그의 기도 속에 밝히고 있습니다. 


"주여 주는 대대에 우리의 거처가 되셨나이다 산이 생기기 전, 땅과 세계도 주께서 조성하시기 전 곧 영원부터 영원까지 주는 하나님이시니이다"(시 90:1-2)  


이 시편을 왓츠 가 당시의 언어로 페라프레이즈(Paraphrase)해서 찬송 시를 만든 것입니다. 그가 운율적으로 의역을 하여 우리의 도움이 되신 하나님의 영원하신 위대하심에 대항하여 생명의 짧음과 인간의 보잘것 없음을 확실한 믿음으로 고백하게 하는 찬양으로 가사를 만들었습니다. 


무척이나 혼란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 새로운 변화에 주저하지 말고 도전해야 합니다. 그것을 통해 바르게 찬양하는 법을 배우고 그것을 매 순간 점검해야 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우리는 바른 믿음의 고백을 가져야 합니다. 


종교철학자 정재현 교수는 “우리의 믿음의 고백이 마치 아편중독이라는 진단이 나왔음에도 아직도 이런 진단을 외면하고 묻지마 믿음을 외치고 있다. 그렇기에 이런 종교중독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라도 묻지마 믿음에 대해 물어야 한다” 고 꼬집는 것을 보았습니다. 사실, 돌이켜 보면 이런 ‘묻지마 믿음’을 내세운 신앙인들이 무종교인들에게 더욱 교회에 관심없게 만드는데 일조했을지도 모릅니다. 오늘날 현대인들에게 바른 믿음의 본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믿음의 본질을 바로 알고 이를 바르게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매 순간 점검해야 할 것은 이 모든 것이 우리의 것으로 채우기 위해 하나님으로 하여금 우리의 필요와 원함에 맞추어 달라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오직 하나님의 선하심과 능력을 믿어 그의 인도하심에 우리를 하나님께 맞추는 믿음의 행위 그리고 모험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윤임상 교수(월드미션대학교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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