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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 정 박사의 ADHD 이해하기] ADHD 자가 진단 방법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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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1-02-22 | 조회조회수 : 1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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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많은 한국인들이 정신 질환에 대해 잘 알지 못하거나 편견을 갖고 있다. 이것은 사회적 인정 또는 낙인에 민감한 사회문화적 배경과도 연관되어 있을 것이다. 가족이나 친척 중에 정신 질환자가 있는 경우 동네에 소문이라도 날까 두려워 쉬쉬하지 않았던가. 그러다보니 정신 질환에 대해 제대로 배울 기회를 갖지 못해 환자를 방치하거나 그릇된 처치를 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았다. 


내가 LA 한인타운에 있는 아시아 태평양 정신상담 및 치료센터(Asian Pacific Counseling and Treatment Center)에서 일하고 있던 2012년, 아주 끔찍한 사건이 있었다. 23세의 한인 조현병 환자의 가족이 그를 산 속에 있는 어느 기도원에 데리고 갔다. 안수 기도를 받으면 병이 낫는다는 말을 믿고 딸을 그곳에 맡겼는데, 심한 폭행이 환자에게 가해져서 결국 사망한 사건이었다. 


각 정신 질환마다 나타나는 증상도 다르고 치료법과 과정에도 차이가 많다. 종교 행위를 빙자한 비의학적인 방법으로 ‘병을 빨리, 근본적으로 치유한다’는 터무니없는 꼬임에 넘어 간 것은 환자의 치료를 도와야 할 가족들이 병에 대해 무지했기 때문일 것이다.


가족 중 정신과 질환을 가진 환자가 있는 경우, 우선 정확한 진단을 받은 다음에 환자와 가족이 함께 이 질환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신 질환도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적절한 치료를 통해 최상의 행복을 누리며 만족한 삶을 살도록 하는 것이 치료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당뇨병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기능에 문제가 생길 때 오는 병임을 알고 있다. 그래서 인슐린 주사나 약을 복용해서 필요한 화학 물질을 보충하고, 건강한 식단과 운동을 통해서 면역 기능을 올리는 한편 스트레스를 예방하기 위해 취미 활동이나 대인 관계에도 신경을 쓴다. 


대부분의 정신 질환, 특히 많은 사람이 겁내는 조울중, 우울증, 조현병 등은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치료도 당뇨병과 비슷하게 약물을 통한 화학 물질의 균형, 강한 면역성을 기르기 위한 건강한 식사와 정기적인 운동, 삶에서 항상 경험하는 각종 스트레스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는 사회적, 정신적 활동이 중요하다.


어느 약사 분은 내가 ADHD에 관한 책을 쓴다는 말에 “아, 그건 어린 아이들의 병이 아닌가요?”라고 물으셨다. 그 분은 이민 온 지 40년이 넘었으니, 학교 다닐 때나 한국에서 일할 때 들어보지 못한 병명일 것이다. 그래도 의료계에서 일해 온 덕분에 그 정도의 지식이라도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초등학생 때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약 60-70%의 경우는 어른이 되어서도 일부 증상이 그대로 남아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이 병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상태에서 다른 병들, 즉 알코올 중독, 우울증, 불안증, 분노조절 장애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은데, 가정 폭력이나 자녀 학대, 교통사고, 심하면 자살과 같은 불행한 결과를 야기하기도 합니다. 한동안 한인 타운에서 가장들이 가족들을 살해한 후, 자신들도 자살을 한 경우가 많았거든요. 저는 한국에 사는 한국인이나 해외의 한인 이민자들 중 많은 분들이 이 병을 갖고 있다는 판단에서 책을 써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저는 정신과 의사이고, 소아나 성인 ADHD 환자를 오랜 동안 치료했으면서도 저 자신이나 제 딸에게 이 증상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지요. 그러다가 딸이 ‘Driven To Distraction’이라는 책을 읽은 후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서 확실한 진단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그 때 그 아이의 나이가 삼십대 중반이었지요. 그 후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저나 제 딸이 무엇을 종종 잘 잊어버리고 정돈이라면 질색을 하는 것, 그리고 엉뚱한 ‘상자 밖의 생각’을 하거나, 생각하기 전에 행동부터 해서 후회를 많이 하는 것 등과 같은 증상이 상당 부분 비슷했어요. 그래서 저도 정신과 의사를 찾아갔지요. 그때는 제가 사랑하던 첫 번째 남편을 잃은 직후라 우울 증상도 심했는데, 산만증 치료를 위해 각성제 복용을 시작하면서 우울 증상도 많이 좋아졌어요. 아마도 그 덕분에 74세 넘어서까지 병원에서 일 할 수 있었을 거예요. 저의 딸이나 제가 그처럼 빠르게 ADHD 진단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성질이 급하고, 불같이 화도 잘 냈지만, 머리는 비상했던 저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우리가 공부했던 ADHD에 대한 묘사와 많은 부분 일치했기 때문일 거예요.” <계속>


- 수잔정 박사의 신간 "나와 나의 가족이 경험한 ADHD" 중에서 – 


수잔 정 박사/ 소아정신과 전문의, 전 카이저병원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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