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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0-09-02 | 조회조회수 : 2,41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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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교회의 선교적 교회 (6)


교회의 대형화를 비판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양적 성장에 걸맞는 영적 성장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인가? 전혀 아니다. …. 대형교회들이 … 가난한 교회를 더욱 가난하게 만들어 버리기 때문에 비판하는 것이다.

만약 1cm 두께의 종이를 50번 정도 접으면 얼마 높이가 될 것인가? 종이라는 것과 50번의 단순한 숫자를 보고 사람들은 그것을 실제로 계산하지 않고 그저 눈대중 높이의 어림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높이는 무려 1억 1259만 킬로미터인데, 우리 머리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어마어마한 수치이다. 우리가 쉽게 가 볼 수도 없는 달과 지구 사이의 거리가 38만 킬로미터인 것을 생각해 보면 천문학적인 숫자임에는 틀림없다. 사람들이 어떤 문제를 대할 때 정확하게 판단하고 살펴보려 하지 않고 어림짐작으로 해법을 찾는 경우가 많이 있다는 것을 설명하는 예로 서울대 경제학부 이준구 교수가 Heuristics라는 말을 설명하기 위해 제시하였던 것이다.

이준구 교수는 이러한 사람들의 불함리한 행동을 이해하는 요소로 몇 가지를 들었으나 그 중 우리가 주목해야 볼 만한 요소는 바로 부존효과(Endowment Effect)라고 부르는 현상이다. 이것을 쉽게 설명하자면, 어떤 물건에 대한 평가를 할 때 그 물건을 가지지 못한 사람의 평가보다는 그 물건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의 평가를 신뢰하게 된다는 것이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관점을 유지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이런 편견으로 말미암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가지지 못한 자의 비판이나 저평가는 자칫 갖지 못한 자의 시기나 질투처럼 보여진다. 


이런 생각들을 교회에 적용해보는 것은 어떠한가? 많은 사람들이 존경하는 옥한흠 목사가 2009년 11월호 디사이플(국제제자훈련원 간)에 기고한 자신의 글에서 자신의 목회를 평가한 부분이 있다. 사랑의 교회가 대형화된 것을 후회하며 제 2, 제 3의 사랑의 교회로 분립시켜 나가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었을 것이라 생각하고 하나님께 죄송하다는 고백을 하였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옥한흠 목사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것처럼 분당의 한 교회가 내년까지 30개의 교회로 교회를 분립할 뿐만 아니라, 부교역자중 15명과 외부에서 선발한 15명의 목회자를 통해 프렌차이즈가 아닌 독립교회로 분립하겠다고 선포했다. 실로 엄청난 결단이 아닐 수 없다. 그 결단을 실행하는데 있어서 상당한 어려움들이 있었겠지만 이제 곧 현실화 될 것을 보며 모든 교회 구성원들에게 존경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여전히 아쉬움은 남는다. 대형교회의 낮아짐이라는 측면에 많은 사람들이 격한 공감과 찬사를 쏟아내겠지만 대형교회를 비판하는 문제가 이로 인해 해결점을 찾은 것은 아니다. 교회의 대형화를 비판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양적 성장에 걸맞는 영적 성장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인가? 전혀 아니다. 오히려 작은 교회를 섬기는 지금 성도들에게 줄 것이 제한적인 것에 아쉽고 아플 때가 더 많다. 빈자리를 채워 줄 사람이 없어 가족 모두가 사역자가 되어야만 하는 때도 있다. 바로 이 때 누군가가 손을 내밀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협업이 되겠는가? 대형교회들이 지역 교회들의 유기적 협업의 중심이 되어 다양성 가운데 하나됨을 이룰 수 있도록 하지 않고 가난한 교회를 더욱 가난하게 만들어 버리기 때문에 비판하는 것이다. 30개로 분립되어 세워지는 교회는 어떤 교회가 될 것인가? 여전히 무한 경쟁의 구조 속에서 서로 상생하며 서로를 세워가는 보편적 교회의 지교회로 세워지기 보다는, 모교회보다 더 큰 교회로 성장해서 본인도 나중에 30개 이상의 지교회 설립을 꿈꾸는 것 이외에 다른 생각을 갖고 나아가기를 바랄 뿐이다.

언제나 우리는 보편적 교회의 일원이라고 고백하는 신앙고백을 외운다. 그러나 거룩한 공회(Holy Catholic Church)를 고백하면서도 거룩한 공회적 교회를 연합을 해 본 일이 드물다. 이웃 교회의 문제는 곧 내가 교회에게 섬기는 교회에 있어 기회이며, 다른 교회의 분열로 인해 내 교회가 성장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왔다. 적자생존 승자 독식만이 있을 뿐이다.

이웃 교회에 진행한 연합 부흥회를 마치고 한 성도가 필자에게 물었다. 세계 선교도 하는 데 이웃교회 오래된 장의자를 바꿔주는 것은 안 되냐고. 그 교회 목사님에게 이야기하고 장의자를 개인용 의자로 바꾸어 드렸다. 교단과 신학적 배경이 다른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고 오래전 쌓였던 두 교회의 묵은 때가 벗겨져 나가는 순간이었다.

김태엽 목사(은혜와진리장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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