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 철수하면 사역도 끝…'선교 아카이브' 구축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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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차 NCOWE '디지털 세계와 선교' 트랙 모임서 강조
"선교자료도 병원처럼 관리돼야"
[데일리굿뉴스] 박건도 기자 = 지난 2018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하나의 중국을 외치면서 신장 위구르에서 활동한 선교사들을 추방시켰다. 비슷한 일은 인도에서도 일어났다. 친 힌두교 정부가 집권한 후 비자법이 바뀌면서 선교사 다수가 입국 거부됐다. 지난해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다수의 선교사들이 귀국하거나 인근 국가로 사역지를 옮겼다. 재입국 비자 갱신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전쟁, 지진 등 급변하는 선교환경 속에서 선교 자료 관리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언제, 어떻게 추방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선교사는 후임자를 위해 선교 자료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 교단 및 단체의 선교 자료 관리는 엉망이다. 지난 2012년 고신총회세계선교회(KPM)가 발표한 'KPM선교사 선교편지 분석 및 제언(노상규 목사)'에 따르면 KPM 선교사의 25%가 선교 편지를 보내지 않았으며, 83.72%가 규정 미달의 선교 편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예장통합 세계선교회는 선교 자료가 어떻게 관리되는지 통계조차 없다.
▲제8차 세계선교전략회의(NCOWE) '디지털 세계와 선교' 트랙 모임.
이와 관련해 지난 14일 제8차 세계선교전략회의(NCOWE) '디지털 세계와 선교' 트랙모임에서는 선교 자료의 아카이빙과 관련된 논의가 진행됐다.
김승학 안동교회 목사는 '미룰 수 없는 선교 자료의 아카이빙'이라는 발제에서 "선교 보고를 하더라도 이를 제대로 보관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라며 "필요할 때마다 자료에 접근할 수 있게 선교 아카이브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카이브란 일종의 데이터 베이스, 즉 기록 보관소다. 이 기록 보관소에 역사적 가치 혹은 장기 보존 가치를 지닌 기록이나 문서들을 모으는 작업을 아카이빙이라 한다. 선교 아카이브가 구축되면 선교사의 철수 이후에도 후임자에 의해 사역이 멈추지 않고 이어질 수 있다.
김 목사는 선교 아카이브를 병원의 환자 관리 체계에 비유했다. 대부분의 병원은 환자들의 진료차트를 보관해 환자가 재방문 했을 때 진료 기록과 병력을 참조할 수 있다. 선교 아카이브도 마찬가지다. 검색 한 번으로 과거 선교 기록과 정보를 들여다 보는 것이 가능해진다.
다만 아카이브 구축 시 반드시 표준화가 선행돼야 한다. 선교 아카이브에 어떤 자료를 포함할지도 사전에 합의돼야 한다. 대사관 담당자, 현지 의사, 선교 재산 등이 저장되면 유용하다고 김 목사는 설명했다.
김 목사는 "선교 아카이브의 목적은 효율적인 사역을 가능하게 하는 데 있다"며 "현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개별적으로 전임 선교사나 선배 선교사에게 연락하고 답변을 기다리는 등 일련의 과정을 단축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카이브 구축에서 더 나아가 이를 통합하는 플랫폼도 필요하다. 통합 플랫폼이 있으면 흩어진 선교 자료를 한 데 모을 뿐만 아니라 선교지에 대한 보다 입체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선교 자원의 중복 투자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마치 한 병원의 처방전이 다른 병원과 공유돼 중복 처방을 예방하는 것과 같은 효과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는 선교 사역 효율화를 위해 아카이브 구축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며 "선교 기관들은 선교 자료와 정보를 교환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테이블에 마주 앉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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