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 한 그릇에 사랑 담아” 25년간 나눔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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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뉴스 164 중식 나눔 봉사단체 부산 협심회
본지는 우리 주변의 선한 이웃과 가슴 따뜻한 삶의 현장을 소개하는 <굿-뉴스>를 연재한다. 이 땅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사람들의 선한 행적을 통해 아름다운 사회가 정착되기를 희망한다. <편집자 주>
▲부산시 북구 만덕종합사회복지관에서 짜장면 무료급식 후 협심회원들의 기념 촬영 모습. ⓒ데일리굿뉴스
지난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온 국민이 어려움 속에서 힘들어할 때 이웃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나눔을 실천하려는 조용한 움직임이 있었다. 부산시 북구에서 중식당 조리사들을 중심으로 조직된 협심회는 그렇게 25년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사랑나눔을 실천했다.
▲노두석 협심회장 ⓒ데일리굿뉴스
협심회 노두석 회장(56)은 “오만숙 초대위원장, 박희태 부회장 등 12명 회원들이 전 국민적 어려움 속에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려는 뜻에서 협심회를 조직했다. 이분들의 생각은 그동안 지역민들의 도움으로 돈도 벌고 삶의 터전을 마련했으니 이제라도 받은 만큼 돌려드리자는 것이었다”면서 협심회의 태동배경을 설명했다.
그렇게 25년 동안 어려운 이웃을 위해 짜장면과 탕수육 나눔을 하다 보니 어느새 9만 5,000그릇에 달하는 사랑나눔의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다. 그러면서 협심회는 부산 북구를 넘어 전국 단위로 퍼져 있는 중식 봉사단체의 토대를 구축했다.
현재 협심회는 북구에 있는 중국 음식점 60여 곳의 업주들과 가족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여기에 일반 봉사자 6명도 봉사에 참여해 모두 130여명이 힘을 모으고 있다.
▲협심회원들이 무료로 제공할 탕수육을 요리하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봉사 횟수는 1년에 6번 가량이며, 북구를 중심으로 부산지역 곳곳과 경남에 있는 장애인복지관, 노인복지관 등이 주 대상이며 이들 기관을 방문해 음식을 대접한다. 또 봉사요청이나 지역에서 어려운 이웃을 위한 행사가 열릴 때도 틈틈이 참여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이들이 한 번 봉사에 나설 때는 대략 400~500명을 기준으로 식사량을 준비한다. 이 경우 20㎏짜리 밀가루 3포대, 탕수육 주재료인 탕고기 7관(26.25㎏)을 비롯해 기름과 가스비 등 많게는 90만 원가량이 소요된다.
특히 최근에는 물가인상에 따른 재료비 인상이 부담이 될 때도 있다. 하지만 회원들의 개인회비와 동에서 협력하는 기금과 일부 회원들의 개인 찬조 등은 협심회 봉사활동의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기존처럼 대면봉사가 어려울 때는 지자체의 협조로 복지가족 750집을 선정해 매 가정마다 짜장만두 1만 2,000원 상당을 준비해 배달했다. 또 8곳의 복지관에는 짜장면 1,050인분을 볶아서 전달했다.
▲장애인 특수학교인 혜원학교 학생들이 협심회원들이 제공하는 짜장면으로 식사하는 모습. ⓒ데일리굿뉴스
노 회장은 “짜장면은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복지관 장애인들에게는 평소 접하기 어려운 음식”이라며 “우리 단체 봉사를 ‘1년 동안 기다렸다’는 이야기를 듣거나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볼 때면 회원들 모두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사실 노 회장은 협심회 창립 당시 발기인은 아니다. 노 회장이 중식업에 종사하기 이전에 이미 조직돼 있었다. 하지만 단체운영에 따른 재무를 담당할 인사가 필요했고 그렇게 노 회장이 영입됐다.
노 회장은 “참 놀라운 점은 협심회원들이 그동안 재무관리에 밝은 회원이 없었지만 어느 누구도 기금을 헛되게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부정부패나 속임수가 없는 깨끗한 단체”라고 자랑했다.
아울러 업계에서 매달 두 번 쉬게 되는데 그 중 한 번을 봉사활동에 헌신한다. 피곤할 수도 있지만 회원들 누구하나 피곤하다거나 투덜거리지 않는다. 봉사활동 자체가 회원들에게는 힐링 시간이다.
25년간 변함없는 봉사활동으로 두 차례의 부산시장상을 비롯해 국무총리상과 국회의원상, 지자체상을 수상했다. 지난 2020년 12월에는 자원봉사부문 대통령단체표창을 받았다.
▲협심회 노두석 회장이 지난 2021년 12월 30일 부산 북구청으로부터 장인 인증서를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노 회장은 “자원봉사를 하면서 나 자신이 성숙하고 복지가족이 행복할 수 있다면 시간과 건강이 허락하는 그날까지 자원봉사를 지속하는 게 협심회원들의 소망”이라면서 “56살인 제가 회원들 중 막내일 정도로 젊은 회원들이 없다”면서 “뜻있는 젊은 중식업자들의 가입과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데일리굿뉴스 김신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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