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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교지에 세워야 할 교회는 예배당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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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작성일2020-07-14 | 조회조회수 : 2,42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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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김한성 교수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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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물 지어주는 선교방식은 한국교회의 문화적 행동
    스스로의 노력 없이 얻어진 예배당은 성장을 저해한다
    도와주기만 바라며 자립의 기회 상실…엄청난 악영향
    교회 건물보다는 학교, 고아원, 병원 건립 추천


    2019년 12월 현재, 우리나라가 파송한 선교사는 2만8039명이다. 이중 교회 개척이 주된 사역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1만4000여명으로 절반을 차지한다. 한국교회의 선교가 물량선교이자 가시적 성과를 추구하는 선교라고 평가받는 상황에서, 우리는 선교지에 어떤 교회를 세우고 있는지 돌아봐야 할 때이다.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김한성 교수가 최근 <선교지에 어떤 교회를 세울 것인가?>라는 신간을 발표하고 타문화권 교회개척에 대한 고민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김 교수는 지난 8일 서울 신촌 더은혜교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선교지에 예배당을 세울 것인지, 교회 공동체를 세울 것인지 방향을 재고해야 한다고 강력히 피력했다.

    김한성 교수는 “한국교회가 선교지에 예배당을 지어주는 이유는 그것을 발판으로 현지교회가 성장하기를 바라는 것이지만 스스로의 노력 없이 얻어진 예배당은 결국 현지교회의 성장을 저해하는 결과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문제점을 언급한 김 교수는 “한국교회는 예배당을 지어주면서 건물을 발판으로 삼아 빨리 성장하기를 바라지만 오히려 웃자람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고 경계했다. 이어 “자꾸 도와주면 ‘이번 프로젝트는 또 누가 도와주나’라고 생각하게 되고, 주변 교회에서도 ‘우리 교회는 누가 안 도와주나’라고 바라게 된다”면서 엄청난 악영향이 된다고 꼬집었다.

    또한 “한국 사람들이 들어가서 일방적으로 예배당을 지어버리면 현지인들은 외국에서 들어온 외래종교로만 인식하고, 자신들의 종교로 삼지 못하게 된다”면서 “그럴 재정으로 너무나 열악한 선교사들의 생활을 정기적으로 돕는 것이 낫다”고 했다.

    나아가 김 교수는 “예배당 건축은 현지 정부와 토속 종교 세력으로부터 불필요한 관심을 일으키게 되어 ‘기독교인들이 언제 저렇게 커졌느냐’면서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인도에서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면서 “결국 예배당을 지어주는 선교방식은 자립의 기회를 박탈함으로써 현지교회 스스로 뭔가를 하려고 하지 않게 만들어버리는 결과를 낳는다”고 설명했다. 그중 최악은 “한국 사람들이 현지에 예배당을 짓고 사진 찍고 다녀가면 현지인들은 한국교회가 선교사에게 돈을 주고 갔다고 생각하면서, 왜 자기들에게는 주지 않느냐는 불만을 품게 될 수 있으며, 자신들이 마케팅의 대상이 됐다고 오해할 수 있고, 심지어 선교사가 자신들이 받아야 할 돈을 가로챘다고 오해할 수도 있다”며 “예배당을 지어줌으로 부흥하는 사례는 극히 이례적인 경우이고, 대부분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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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교수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적어도 아세아에서는 현지에 예배당을 지어주는 행위가 일반적으로 교회 성장을 저해한다. 저해하지 않는 일부 예외가 있을 뿐”이라고 명확히 짚었다.

    그는 “선교사가 한국교회의 지원을 받으면 성도들은 그러한 사실을 안다. 그래서 자신들의 헌금으로 교회를 운영해 나가는 헌금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배당을 짓고자 하면 건축헌금도 하고 이를 위해 기도하고, 입당하게 되면 마치 내 집처럼 소중한 예배당이 된다. 우리가 일방적으로 선교지에 예배당을 지어주면 이러한 경험을 박탈하는 행위가 된다”며 “성도들이 힘을 모아 예배당을 세우는 경험을 하게 되면 또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찾게 되고 사역이 확장되지만, 예배당을 일방적으로 지어줘버리면 또 누가 안 도와주나라고 바라기만 하게 된다”고 했다.

    그렇다면 한국교회는 왜 유독 선교지에 예배당을 짓는 형태로 경쟁적인 선교활동을 전개하는 것일까. 김 교수는 “우리가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이런 형식으로 선교를 하게 됐다고 이해한다”면서 한국교회의 문화적 행동이라고 규정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한국사회와 한국교회는 세계사에 유례없는 단기간 압축성장을 하면서 아주 특별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아주 독특한 경험이었지만 한국인에게는 매우 일상적인 경험이 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한국인들은 이러한 고도의 압축성장이 외국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하게 됐고, 빠른 교회 성장을 바라며 예배당을 지어주게 된 것이라고.

    특히 50~70대 선교사들의 경우, 과거 어려웠던 한국의 상황을 극복한 경험에 기초한 온정주의에 의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앞서 타문화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예배당부터 지어주려 한다는 것.

    한국에서는 과거, 기독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예배당만 준비되면 성도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경험을 갖고 있다. 이러한 예배당 중심의 성장 관점이 선교지로까지 확장된 것으로 이해된다.

    김 교수는 초기 한국교회는 스스로 예배당을 짓고 성장동력을 일으켰다는 점을 일깨웠다. 그는 “선교사들이 한 번 허름한 성전을 지어준 적은 있었지만 성도들이 더 큰 교회를 지어달라고 하면 ‘당신네들이 하라’고 했다. 그래서 성도들이 돈을 모아서 예배당을 지었고 그렇게 한국교회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면서 “5~10%만 선교사들이 예배당을 지어줬고, 나머지는 한국인들이 다 지었다는 점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예배당 건축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학교나 교도소 안의 예배당은 자급자족이 될 수 없는 구조이기에 이러한 경우에는 어떻게든 지어주도록 노력해야 하고, 천재지변으로 재난을 당한 교회의 경우에도 적극 도와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선교지에 예배당 건축을 돕게 될 경우에는 현지인들이 직접 땅을 사고, 건축비용에 대한 예산도 세우도록 함으로써 자신들의 교회를 스스로 세워갈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축비용을 지원하더라도 15~20%정도만 제한적으로 도움으로써 외국교회에 의존하지 않을 정도의 협력으로 남아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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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교수는 “선교지에 예배당만을 지어야 한다는 생각의 틀을 벗어나 학교와 고아원, 도서관, 병원을 건립해주는 것은 어떤가”라고 제안했다. 우리나라도 선교 초기 많은 학교와 고아원, 병원이 선교사들에 의해 건립됐고, 오늘까지 역사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김 교수는 “우리는 선교지에 건물로서의 교회가 아니라 사람으로 이뤄진 교회, 믿음의 공동체를 세워야 한다. 전문인 선교사들이 더 많이 가서 전도하고, 믿음의 공동체를 세우는 선교가 이뤄져야 한다. 예배당 지어주기 중심의 선교는 이제 지양되어야 한다”면서 “코로나19가 우리를 멈추게 했다. 바로 지금 돌이켜보고 반성하고 평가해야 한다. 정서적 판단이 아니라 이성적 판단과 평가가 필요한 때이다”라고 제언했다.

    김한성 교수는 2002년부터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선교영어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2020년 1학기에 개설된 선교대학원의 비즈니스선교(BAM) 전공을 담당하고, 네팔선교연구원을 섬기고 있다.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아세아학과를 졸업한 그는 캐나다 프레리대학원에서 선교학 석사와 미국 바이올라대학교에서 선교학 박사를 취득했다. 국제OM선교회 소속 선교사로 서남아시아 지역에서 사역했고, 최근까지 수년 동안 한국SIM국제선교회 이사로 섬겼다.


    크리스챤연합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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