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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진 장애인을 선교했다면, 이제 장애인이 선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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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1-04-19 | 조회조회수 : 48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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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을 선교사로 세우는 ‘밀알선교단 SIW 선교학교’



똑같은 사람이라고 말은 하면서도 실은 그렇지 않을 때가 있었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마음 한편엔 이들은 도움이 필요한 존재라 동정하는 시선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그것이 장애인을 향한 책임을 다하고 있는 것인 양 여겼다.


그런데 한국밀알선교단의 SIW(Strength In Weakness, 약함 속 강함) 중보기도팀은 이런 부끄러운 편견을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기도와 섬김이 필요한 이들이라고만 여겼던 장애인들은, SIW에서 한국교회와 성도들, 그리고 전 세계 기도가 필요한 현장을 위해 중보하는 ‘중보기도 선교사’로 변신한다. 그리고 기도의 골방을 넘어 전 세계 선교지로 섬김의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섬김을 받는 자에서 섬기는 자로, 선교의 대상에서 선교의 주체로 당당하게 발걸음을 내딛은 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지난 16일 한국밀알선교단 단장 조병성 목사, 그리고 뇌병변 장애인으로 SIW 선교학교를 섬기고 있는 이석희 간사를 만나 SIW의 비전을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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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선교단 단장 조병성 목사(오른쪽)와 이석희 간사는 장애인 선교사가 세워지기 위해선 교회의 인식 개선과 장애인 스스로의 준비가 동시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너무도 뜨거웠던 영성


그냥 밀알선교단 모임의 한 사람으로 남아 있기엔 너무 뜨거웠다. 장애인 단원들의 불타는 영성을 목격한 이민우 전 단장의 머리에 하나의 아이디어가 스쳤다. 단원들의 영성을 중보기도로 풀어가자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지난 2005년, 중보기도학교로 SIW가 출발했다.


처음엔 중보기도로 출발했던 SIW는 점점 선교에까지 지경을 넓혔다. 중보기도학교를 섬기던 간사 한 분이 해외 선교 파송을 받은 것이 계기였다. 2006년 처음으로 북경 단기선교를 떠난 것을 시작으로 2년에 한 번 주기로 단기선교를 떠났다. 이름도 중보기도학교에서 SIW 선교학교로 바꾸고 정체성을 확실히 다졌다. 조병성 목사는 2006년 첫 단기선교가 잊혀지지 않는다며 기억을 되짚었다.


“그때는 장애인들이 항공기를 타는 것 자체가 신기한 일이었어요. 항공사조차도 매뉴얼이 없어 당황했었죠. 우여곡절 끝에 현지에 도착해 마중 나온 한인교회 성도님들을 만났는데 차량이 승합차 한 대가 전부였어요. 문제는 우리 선교팀 10명 중 4명이 휠체어를 타고 있었다는 겁니다. 때마침 시기도 겨울이라 고생을 많이 했었죠.”


이석희 간사가 SIW에 합류한 것은 2011년 즈음이다. 어느 날 한국밀알선교단 홈페이지에 들어갔는데 SIW 선교학교 모집 공지창이 떠 있었던 것이 계기였다. 고향인 김해 밀알선교단에서는 그저 왔다 갔다 참여만 하는 수준이었던 이 간사는 공지를 보고 가슴이 뛰었다.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때까지 보통 장애인 모임은 위로하고 격려하는 자리였죠. 그런데 SIW는 장애인을 기도자로 세우기 위한 학교였습니다. 한국에 이런 자리가 있다니 놀라웠죠. 그때 SIW 모임은 원주에서 열렸는데, 김해에서 원주까지 기차를 타고 7시간을 달려 참여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장애인을 선교? 장애인이 선교!


장애인들이 어떤 삶을 살도록 할 것인가는 조병성 목사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였다. 물론 예수님을 만나고 영혼 구원을 받는 것은 장애인의 삶에 가장 절실한 변화다. 하지만 그 다음은? 장애인 중에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분명 사명자로 살아가고 싶은 이들이 있을 텐데 그 길이 턱없이 좁았다.


“SIW에서 단기선교를 가기 전까진 함께 중보기도를 하는 것만도 너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단기선교에 가서 장애인 단원들의 고백을 들으며 충격을 받았어요. 하나님께서 장애인들에게 선교지를 바라보는 다른 시선을 주셨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습니다. 선교지에서 장애인을 만날 때가 특히 그랬죠.”


밀알선교단에게 SIW는 단순히 장애인들이 함께 단기선교를 가는 모임이 아니다. 장애인들을 선교하는 단체에서, 장애인들이 선교하도록 세우는 단체로 패러다임 전환의 출발점이다. SIW에서 장애인들은 섬김이 필요한 자에서 섬기는 자가 된다. 선교의 대상, 돌봄의 대상에서 선교의 주체로, 나라와 민족, 세계를 품는 중보기도자로 세워진다.


“선교지에 가면 단장인 저는 말을 많이 하지 않습니다. 이석희 간사를 비롯한 장애인들이 스스로 주도해나가죠. 장애인 중에도 선교적 열망과 달란트를 가진 분들이 있습니다. 길을 열어주기만 하면 순전한 마음으로 헌신할 수 있는 분들이 많아요. 앞으로는 장애인이 기도자로, 또 선교사로 세워지는 것이 특별한 일이 아닌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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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선교 현장에서 SIW팀의 모습.


장애인이 선교사로 세워지려면


이석희 간사는 밀알선교단과 SIW 내에서도 특별한 사례다. 밀알선교단 간사로 일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오기 전, 이 간사는 부산에서 출석하던 교회로부터 선교사로 파송 받았다.


처음엔 이 간사의 사역에 힘을 보태기 위해 이름만이라도 붙였으면 해서 제안했던 선교사 파송이었지만, 출석교회의 담임 목회자는 흔쾌히 교회에서 하는 모든 선교사 파송 절차를 밟아 성도들의 축복 속에 이 간사를 보냈다. 본인의 사례처럼 장애인들이 중보기도 선교사로 출석교회에서 당당히 파송 받는 사례가 많아졌으면 하는 것이 이 간사의 바람이다.


이 간사처럼 선교사로 인정받고 파송받기 위해서는 사회의 인식과 본인의 준비, 두 가지가 조화돼야 한다고 조병성 목사는 강조했다.


“휠체어에 탄 장로님을 보신 적이 있나요. 흔히 마주칠 수 있는 풍경은 아닐 겁니다. 국민의 10% 가량이 장애인이라면 장로님 10명 중 1명이 장애인이어야 할 텐데 현실은 그렇지 않죠. 인식의 변화는 분명히 중요한 선결 과제입니다. 그와 동시에 장애인 개인도 준비돼야 합니다. 수혜자로 머물러 있으려는 경향을 스스로 넘어서야 해요. 이석희 간사가 부산의 모교회에서 파송받을 수 있었던 것은 이 간사의 삶이 헌신됐고 준비됐기 때문에 가능했어요.”


중보기도 사역자로, 선교사로 세워지는 일은 기도와 선교의 대상이 될 다른 누군가를 위한 일만은 아니다. 섬김의 주체로 당당히 홀로 서는 장애인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이석희 간사는 중보기도팀 사역을 시작하고 난 후 보다 더 하나님과 가까워지고 기도에 자신감도 얻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 간사는 자신과 같은 장애인 사역자가 많이 세워지려면 장애를 특별하게 바라보지 않되, 장애인들의 필요에 따른 배려가 교회에 있어야 한다고 요청했다.


“어떤 형제가 교회에 출석하려는데 장애인 화장실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장애인 화장실을 만들어 줄 수 있냐고 요청했죠. 중요한 것은 그게 장애인이기 때문에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격체로, 교회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점이라는 것입니다. 교회가 그것을 번거롭고 특별한 일이라고 바라보지 않아주셨으면 좋겠어요.”


기도의 곳간을 쌓습니다


이석희 간사에게 또 하나의 소망이 있다면 기도의 곳간을 쌓는 것.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 사태 속에서 SIW가 기도의 곳간을 쌓아 한국교회를 섬기고 싶다고 이 간사는 전했다.


“코로나 시국에서 SIW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는데 요셉을 떠올리게 하셨어요. 요셉은 흉년에 대비해 미리 창고를 짓고 곡식을 쌓아 위기를 이겨냅니다. 이것처럼 우리가 기도의 창고를 한 번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위기가 올 때마다 기도를 하겠지만 먼저 SIW가 기도의 곳간을 쌓아두고 다가올 환난을 이겨낼 힘을 보탰으면 합니다.”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대면 모임을 갖지 못하고 매주 목요일 저녁 줌으로 중보기도모임을 이어간다. 다소 불편한 이들도 있다. SIW 팀 멤버 중 시각장애인 자매가 있어 이석희 간사가 자매에게 전화를 건 뒤 노트북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와 연결해준다. 주요 기도제목은 우리나라와 밀알에서 파송한 선교사들, 그리고 난민을 비롯한 어려운 이웃들이다.


“모이지 못하는 상황 가운데 있지만 기도 팀원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기도의 불이 지펴지고 기도의 열정이 이어지기를 소망합니다. 그래서 어떤 중보기도라도 우리가 감당해내고 더 많은 장애인들이 선교사로 파송 받아 이 사역에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랜 기간 SIW 팀과 함께해 온 조병성 목사는 장애인들이 자기 자신이라는 벽을 넘고 일어서기를 당부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자기 자신이라고 봅니다. 장애라는 것을 평생 짊어지고 가다보니 나이가 들수록 육신의 연약함에 무너질 때가 있어요. 그 상황 속에도 그것을 뛰어 넘고, 고통 너머에 있는 하나님과의 관계가 더 친밀하게 깊어졌으면 합니다. 장애인들이 육신의 연약함을 이겨내고 사역자로 견고하게 세워져서, 상황을 뛰어 넘어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사명자로 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아이굿뉴스 한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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