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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님은 어떤 교회를 원하셨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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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수일 목사와 함께 ...읽는 성경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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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님은 어떤 교회를 원하셨는가? 이 질문에 앞서, 먼저 우리는 과연 예수님이 오늘 우리가 말하는 그런 의미의 교회(church/gemeinde)를 세우기를 원하셨는지 물어야 합니다.


    우리가 다 아는 것처럼, 예수님은 유대인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유대교 신자였지, 기독교인이 아니었다는 말이지요. 유대교 전통에 따라 예수님은 어려서 할례를 받았고, 유월절 등 유대교 축제를 지켰고, 회당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자랐습니다. 예수님의 공생애를 살펴봐도 우리는 예수님이 성전중심의 유대교와 타락한 지도자들에 대하여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셨지만, 새로운 종교를 만드실 의도를 갖지 않으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임박한 하나님 나라의 도래와 세상의 종말을 선포하신 예언자이자, 방랑하는 카리스마적 치유자이자이셨지, 유대교를 대체하는 다른 종교를 창시한 종교인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면 마태복음서에 등장하는 베드로 이야기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는 질문이 제기됩니다. 예수께서 빌립보의 가이사랴 지방에 이르러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인자를 누구라고 하느냐?’ 물으시자, 시몬 베드로가 ‘선생님은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십니다.’라고 대답합니다. 그러자 예수께서, “시몬 바요나야, 너는 복이 있다. 너에게 이것을 알려 주신 분은, 사람이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나의 아버지시다. 나도 너에게 말한다. 너는 베드로다. 나는 이 반석 위에다가 내 교회를 세우겠다. 죽음의 문들이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내가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마 16,13-19)


    이 말씀을 보면, 분명히 예수님은 자기 교회를 세우겠다는 의도를 가지셨고, 베드로라는 제자의 이름 위에 교회를 세우셨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말씀은 네 복음서 가운데 오직 마태복음서에만 등장하고, 마태복음서는 기원후 80년에서 90년 사이에 기록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예수님이 돌아가신 후, 거의 50년에서 60여년이 지난 후에 기록된 것을 감안하여, 학자들은 마태복음의 이 말씀이 교회가 세워진 후에 덧붙여진 말씀이라는데 의견이 일치하고 있습니다.


    교회(church) 혹은 공동체(gemeinde)라는 단어는 네 복음서 전체 가운데서 마태복음 16장과 18장 17절에서만 나타납니다. 교회라는 말은 부활절 이후의 서신들과 사도행전에 자주 나오기는 하지만, 이스라엘을 나타내는 하나님의 공동체로 결합되어 나타나기 때문에, 신약성서 전체에서 예수님은 쿰란 종파나 바리사이파와는 달리 어떤 특별한 공동체를 설립하려고 하지 않았다고 보아야 합니다. 어쨌든 “베드로, 곧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겠다.”는 마태복음의 말씀을 예수님 자신의 말씀이라고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지요.


    이 말씀이 후에 마태복음에 들어가게 된 것은 베드로의 권위에 의존하고 있는 시리아 교회에서 주후 70년 이후, 유래한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베드로가 초대 교회에서 지도적인 역할을 하게 된 것은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그에게 맨 처음 나타나셨기 때문입니다(고전 15,5). 부활하신 주님의 첫 번째 현현이 베드로를 전체 교회의 반석이 되게 한 근거가 되었다는 것이지요. 요한계시록 1장18절과 3장7절을 상기시키는 하늘나라 열쇠에 대한 말씀도, 교회는 죽음의 세력에 의해서 극복당하지 않는다는 것도 부활절 경험을 회상시킵니다.


    그러나 주의 깊게 복음서를 보면, 하늘나라 열쇠는 베드로에게만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태복음 23장 13절에 따르면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도 하늘나라 열쇠를 가지고 있습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아! 위선자들아! 너희에게 화가 있다. 너희는 사람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늘나라의 문을 닫기 때문이다. 너희는 자기도 들어가지 않고, 들어가려고 하는 사람도 들어가지 못하게 하고 있다.”


    그러므로 하늘나라 문의 열쇠를 가지고 있다는 말은 ‘하늘의 수문장’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계명과 율법을 구속력 있게 하거나, 또는 구속력이 없도록 해석하는 ‘가르침의 권한’을 의미한다고 하겠습니다.


    마태는 의식적으로 하늘나라 열쇠를 가지고 있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을 베드로와 대립시키면서, 베드로를 ‘하늘의 수문장’이 아니라, ‘지상에서의 하늘나라 관리인’으로 제시합니다. 다시 말해 지상의 교회 안에서 가르쳐지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도 효력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 것이지요.


    < 2 >


    오늘 우리가 생각하는 형태의 교회는 그러므로 예수님의 부활 후, 오순절의 성령강림 사건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할 것입니다. 성령체험은 방언, 곧 외국어를 말할 수 있는 은사로 시작되었는데, 이것은 선교, 특히 이방인 선교를 위한 은사였습니다(행 2,1-21). 그리고 누구든지 ? 이방인이건 유대인이건 ?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은 구원을 얻는다”(행 2,21)는 것이 초대 그리스도인들의 핵심 메시지였습니다.


    교회로 번역된 단어 ‘에클레시아’(ekklesia)는 ‘에크’라는 전치사와 ‘칼레오’라는 동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칼레오’는 ‘부른다’는 뜻이고, ‘에크’는 ‘-으로부터’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에클레시아’는 ‘-로부터 부름을 받아 모인 공동체’라는 뜻입니다.


    그리스 세계에서 이 단어는 ‘남성 시민들의 모임’인 ‘민회’(民會)를 의미했습니다. 오직 남성, 자유시민으로 구성된 것이지요. 여성이나 어린이, 노예들은 참여할 권리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초대교회도 예수 그리스도의 부름을 받은 사람들의 공동체를 표현할 때, 이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차이는 교회 안에는 남녀노소, 유대인와 이방인, 노예와 자유인 사이의 차이와 차별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초대교회의 이런 특징은 물론 예수님의 가르침에 근거한 것이지요. 제자들 사이에 누가 가장 큰 사람인지 말다툼이 벌어졌을 때, 주님은 “너희 가운데 가장 큰 사람은 가장 어린 사람과 같이 되어야 하고, 또 다스리는 사람은 섬기는 사람과 같이 되어야 한다. 누가 더 높으냐? 밥상에 앉은 사람이냐, 시중드는 사람이냐? 밥상에 앉은 사람이 아니냐? 그러나 나는 섬기는 사람으로 너희 가운데 있다.”(눅 22,24-27)고 말씀하셨고, 그 길을 가기 위해 마침내 자기 목숨을 내놓으셨지요.


    그러므로 오늘 우리가 예수님은 어떤 교회를 원하셨는가? 라는 질문을 제기한다면, 그에 대한 대답은 명백합니다. 누구든지, 차별없이 섬기는 교회, 그런 교회를 예수님은 원하셨지요. 유대인이든 이방인이든, 부자든 가난한 자든, 건강한 자든 병든 자든, 남자든 여자든, 어른이건 아이이건, 피부색과 종교, 정치적 신념, 성 정체성 등 무엇이건, 어떤 형태이건, 인간을 분리하고, 차별하고 억압하는 장벽이 없는, 평등하고 공의롭고 평화로운 공동체, 바로 그런 교회를 예수님은 원하셨습니다.


    그러나 이런 교회, 예수님이 세우고자 하셨던 교회, 2천년이 지난 지금까지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지상의 교회는 여전히 ‘순례 공동체’입니다. 예수님이 꿈꾸셨던 교회, 어쩌면 예수님 재림하실 때까지 이 세상 안에서 볼 수 없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모든 허물과 죄악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구성하는 지체들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와 결합되어 있으면 살고, 떨어져 있으면 죽는 공동체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교회는 ‘이미 용서받은 죄인들의 공동체이자, 동시에 아직 용서를 필요로 하는 죄인들의 공동체’입니다.


    채수일 목사(경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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