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출입 사전 등록 안 하면 장로님도 못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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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 코로나19 재확산에 방역 사투… 중대본 7대 지침 뛰어넘는 수준 강화
서울 영락교회에서 지난 6월 열린 ‘한국교회구국기도대성회’ 참석자들이 안면 캡과 마스크를 쓰고 북한 구원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국민일보DB
“사전에 출입 등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절대 들어갈 수 없습니다. 장로님이 초대한 손님이라 해도 안 됩니다. 자꾸 동행하겠다고 하면 장로님도 못 들어갑니다.”
최근 서울 영락교회(김운성 목사) 정문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 교회 장로가 공무를 위해 동행한 지인이 사전에 출입 등록을 하지 않아 발생한 일이었다. 결국, 교회 행정처장이 방역 요원에게 직접 연락해 체온을 재고 방명록을 작성한 뒤 외부인을 출입시키라고 한 뒤에야 문이 열렸다.
이 교회 앞에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장면이 연출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교회의 모든 출입문을 통제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이종근 영락교회 행정처장은 22일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사전에 등록하지 않은 외부인은 출입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면서 “지시 체계에 혼선을 피하고자 방역팀은 행정처장의 지시만 받도록 해 방역의 빈틈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지난 10일 교회를 대상으로 한 방역을 강화했다가 24일 해제한다. 대부분 교회는 방역강화 조치 이전부터 7대 방역 지침을 뛰어넘는 수준의 강력한 방역을 시행해 왔다. 특히 교회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했다.
서울 광림교회(김정석 목사)는 그동안 모이는 예배를 한 주도 쉬지 않고 진행해 왔지만, 철저한 방역으로 단 한 명의 확진자도 나오지 않았다. 교회는 지난 1월부터 교인 카드를 도입해 예배당 출입을 철저히 관리했다. 찬양 대원들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찬양한다. 이 교회 김대영 문화홍보실 담당 목사는 “예배당 소독과 발열 검사, 출입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면서 “주일마다 교인 중 의사와 간호사, 약사 등 의료진이 당직을 서며 비상사태에 대비한다”고 했다.
철저한 방역으로 코로나19 추가 확진을 막은 경기도 수원중앙침례교회(고명진 목사)는 방역 당국에서도 모범 사례로 꼽는다. 이 교회는 지난달 27일 가족을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된 교인이 3차례나 예배에 참석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방역 당국을 긴장시켰다. 하지만 평소 철저하게 코로나19 방역에 힘썼기에 더 이상의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도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전파 가능한 시기에 확진자들이 3번 예배에 참석했지만 모든 교인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고 또 관리자가 수시로 감독을 해 교인 모두 추가 감염이 없었던 사례가 있다”며 수원중앙침례교회를 언급했다.
이처럼 코로나19를 모범적으로 방역하는 교회를 대상으로 방역 인증제를 운용하자는 제안도 있다.
이의용 교회문화연구소장은 “방역 당국과 소통하며 적극적으로 코로나19 방역에 앞장서는 교회를 선정해 ‘방역 모범 교회’로 인증하면 이들 교회의 노하우가 전국 교회로 전파될 수 있다”며 “방역뿐 아니라 비대면 사역 방법도 공유하는 부수적 효과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데일리굿뉴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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