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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펜데믹 공포, 지금과는 전혀 다른 서기 251년의 기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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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아이굿뉴스| 작성일2020-07-14 | 조회조회수 : 3,52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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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염병을 대하는 초기 그리스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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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용환 / 역사N교육연구소 소장, 성공회대학교 외래교수

    카르타고의 사제 키프리아누스는 서기 251년 전염병과 관련한 의외의 글을 남긴다.

    "죽음의 재앙 속에서 우리 중 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 아니, 우리 중 많은 사람이 이 세상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있는 것이다. 이 무서운 재앙은 유대인이나 이교도, 그리스도의 적들에게는 파멸이지만, 신을 모시는 그리스도 교도에게는 축복받은 출발이다. 인종에 상관없이 악한 자뿐 아니라 의로운 자도 죽는다고 해서, 이 재앙이 악인에게나 의인에게나 똑같은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착한 사람들은 새 생명을 얻기 위해 부름을 받은 것이고, 나쁜 사람들은 고통을 받기 위해 소환된 것이다. 믿음이 있는 사람에겐 보살핌이 주어지고, 믿음이 없는 사람에겐 징벌이 주어질 뿐이다."

    이 글은 조금 주의해서 읽을 필요가 있다. 키프리아누스는 전염병이 몰고 온 재앙을 신의 분노로 해석하여 사람들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광신도도 아닐뿐더러, 로마 제국의 앞잡이 역할을 하며 전염병 앞에 무력한 정부를 옹호하는 그저 그런 인간도 아니다. 그는 초대 기독교 역사에서 중요한 교부였고 로마 황제들의 박해에도 굴복하지 않았던, 그로 인해 순교 할 수 밖에 없었던 인물이었다.

    전염병을 예찬하고 있는 듯 한 글로 보이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재앙과 죽음의 공포 가운데 존재와 부활의 의미를 따지며 예수를 믿는 신앙이 고통의 시대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논하고 있는 글이다.

    시카고 대학의 윌리엄 맥닐 교수는 <전염병의 세계사>라는 저서에서 악성 전염병이 창궐하던 로마 제국에 기독교 신앙이 어떻게 뿌리를 내렸는가에 대해 설명한다. 미트라교를 비롯한 여러 이교들이 상황을 의미 있게 해석하거나 헌신적으로 성도들을 보호하기는커녕 ‘병자들을 팽개치고 도망갔던 반면’ 그리스도 교도들은 서로를 돕고, 버림 받은 사람들을 지켜주며 살아있음의 의미 그리고 죽음 이 후의 세계에 대한 확신을 로마인들에게 심겨주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초기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그렇지 않았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 만일 그들도 그렇게 행동했더라면, 그리스도교가 멸시받은 유대인들의 이름 없는 한 교파에서 벗어나 로마 제국의 종교로까지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스도교를 박해하는 사람들이 “저들이 서로서로 어떻게 사랑하는지 보라!”라고 말했을 때, 당시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분명 이후 사람들이 따를 수 없을 정도로 자신들의 믿음에 뜨거운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 문장은 19세기 영국 기독교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온 글이다. 그는 영국 기독교를 ‘자신들의 교리를 믿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보조를 맞추면서 적당히 믿고 적당히 행동’한다고 보았다. 영국에서 ‘교리라는 것은 원래 적대 세력을 공격하는 데 편리하게 사용’되며 영국 기독교인들의 사랑과 헌신을 인정하는 사람들은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라고 단정하니 말이다.

    새로운 사회 현상을 대하는 사려 깊은 기독교인들의 노력이란?

    코로나19사태가 반년을 넘게 지속되고 있으며 꺽이지 않을 기세로 전 세계에 창궐하고 있다. 기존의 사회시스템을 뒤흔드는 수준이니 지난 100여년의 역사 속에서 누구도 경험해보지 않은, 그야말로 미증유의 사태임에 분명하다. 덕분에 소위 ‘코로나 마케팅’이 대세이다. ‘코로나 이 후의 세계’, ‘언택트의 시대’ 등등 각양의 분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우후죽순처럼 쏟아진 전염병 관련 서적들이 기껏 해 봤자 전염병으로 인한 공포와 죽음 같은 끔찍한 에피소드 위주로 채워져 있듯 세계적인 석학의 글을 살펴보더라도 딱히 새로울 것은 없는 형편이다.

    생태주의자들은 생태계 복원의 계기임을 역설하고, 수정주의 경제학자들은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한다. 사실 코로나19 이전부터 해오던 이야기들이다. 전염병은 문명의 발전으로 창궐하기도 하지만 제어되기도 한다. 정부 역할을 강조하는 것은 1929년 대공황에 대한 고답적인 서술에 불과하다. 쉽게 말해 특별한 해결책, 사회적 상상력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유를 알 수 없는 공포 앞에 인간은 무력해진다. 서기 251년 키프리아누스와 박해받는 그리스도교의 성공은 전염병 자체를 막아내는데 이르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들은 각양의 노력으로 자신들과 로마인들의 존엄성을 지켜냈다.

    그렇다면 2020년 한국의 기독교는 어떨까. 한국 교회는 새로운 사회 현상 앞에 어떤 사려 깊은 숙고와 성찰 그리고 그러한 깊이에 근거한 행동과 실천을 이루어 가고 있을까.

    서기 251년 전염병의 창궐 가운데 벌어진 기독교의 성장을 두고 결국 전염병도 하나님의 뜻이고, 이를 통해 로마가 기독교화 되었다는 식으로 쉽사리 역사를 해석하면 크나큰 위기에 몰릴 것이다. 전염병은 251년부터 266년 사이에 지중해를 강타했지만 6~7세기에도 다시 한 번 창궐한다. 542년부터 시작된 전염병으로 인한 피해는 유스티니아누스 대제의 로마 제국 재건의 꿈을 무너뜨린다. 기독교를 믿지 않는 게르만족이 지중해의 절반을 차지하고 만 것이다. 634년에는 이슬람 군대에 의해 동로마 제국이 큰 어려움을 겪는데 이 시기 유달리 기독교도들의 지역에서 전염병의 피해가 컸고 그 결과 이슬람 제국이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목자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사려 깊고 질서가 잡힌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는 경험으로 배워야 합니다. 교사는 자기가 말하는 내용과 어떤 사람에게 어떠한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얼마나 길게 말할 것인지 심사숙고해야 합니다."

    교부 중에 한 명이었던 대 그레고리우스의 <에스겔서 강해>에 나오는 구절이다. 많은 학자와 전문가들이 앞으로의 미래를 두고 각양의 고민을 하고 있다. 참으로 지금의 과정이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있다면 기독교인인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나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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