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시간 반려견 맡아주고 산책까지… “주님께 더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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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향해 교회 문턱 낮춘 안산 꿈의교회 ‘드림펫’ 사역
안산 꿈의교회 드림펫 사역 봉사자들이 지난 13일 교회에서 성도들이 맡긴 반려견을 돌보고 있다. 안산=강민석 선임기자
지난 13일 오전 9시30분, 주일 예배 준비가 한창인 안산 꿈의교회(김학중 목사) 입구에 반려견을 안은 성도들이 하나둘씩 등장했다. 이들이 교회 마당 한쪽에 있는 ‘펫서비스’라는 간판 아래 울타리가 쳐진 공간으로 가자 ‘드림펫’ 배지가 붙은 앞치마를 입은 봉사자들이 익숙하게 반려견을 맞이했다. 반려견을 맡긴 성도들은 예배당에 들어가고 봉사자들은 분주하게 산책을 준비했다.
꿈의교회는 지난 4월부터 주일 예배 시간에 반려견을 맡아 돌봐주는 드림펫 사역을 시작했다. 각각 오전 10시, 정오에 시작하는 3부와 4부 예배 시간에 성도가 반려견을 데려오면 11명의 봉사자가 반려견을 맡아 돌보고 산책을 시켜준다.
이날도 봉사자들은 7마리의 반려견을 데리고 교회 바로 옆에 있는 마로니에공원과 안산천 옆 산책로를 1시간 동안 산책했다. 최연소 봉사자 남유라(9)양도 함께했다. 봉사자들은 산책하면서 공원에 떨어진 쓰레기를 줍고, 이웃들에게 간식과 함께 전도 용품을 나눠주기도 했다.
김학중 꿈의교회 목사가 드림펫 사역에 관해 설명하는 모습. 안산=강민석 선임기자
드림펫 사역은 김학중 목사가 서기선(29) 드림펫 팀장에게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김 목사는 한 성도가 반려견이 아파서 교회에 오지 못했다는 소식을 듣고 사역을 처음 고민했다고 한다. 그는 “직접 반려동물을 키우진 않지만 이미 반려동물이 성도의 일상에 있고 세상은 함께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고 있는데 교회는 아직 진입장벽이 높다고 느꼈다”며 “성도들이 예배에 집중할 수 있으려면 교회가 이런 부분에서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신학적으로 여러 이야기가 있을 수 있지만 하나님의 피조물인 생명체에 대한 존중이 하나님의 뜻이란 점에서 필요한 사역”이라고 덧붙였다.
반려동물 간식 관련 사업을 하는 서 팀장은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였다. 서 팀장은 “저도 반려인이고 그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목사님이 이런 사역을 먼저 제안해주셔서 감사했다”며 “교회까지 반려동물을 데리고 오기 어려운 성도를 위해 픽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반려인들이 마음 편하게 교회에 오고 예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밝혔다.
성도들 반응도 긍정적이다. 이날 반려견 ‘용녀’를 맡긴 이수향(30)씨는 “무엇보다 성도들을 위해 고민해주고 예배드리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준다는 점이 좋았다”며 “처음엔 걱정되는 마음도 있었지만, 반려견에 대해 잘 아는 사역자가 있으니 믿고 맡길 수 있다”고 말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없진 않다. 짖는 소리 때문에 시끄럽거나 개물림 사고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드림펫 사역자들은 신청을 받을 때 특성을 미리 파악하고, 필요한 경우 입마개를 착용해달라고 요청한다. 예배 시간엔 산책을 나가 소음에 대한 우려도 없앴다.
교회는 앞으로 드림펫 사역을 더 확장할 계획이다. 김 목사는 “유튜브나 SNS로 사역을 공유했을 때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서 선교적 차원에서도 긍정적”이라며 “성서적 가치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도에서 반려동물이 아프거나 죽었을 때 어떻게 함께할 수 있을지 등을 더 고민하고 방법을 넓혀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안산=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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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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