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세대여 깨어나라” 어웨이크닝 워십으로 ‘제2 부흥’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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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63주년 맞은 금란교회 청년 사역에 집중
서울 금란교회 청년들이 최근 교회 본당에서 진행된 어웨이크닝 워십에서 두 손을 들고 찬양하고 있다. 교회는 지난 3월부터 청년부의 재부흥을 위해 어웨이크닝 워십을 신설하고 교회의 모든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금란교회 제공
서울 중랑구 금란교회(김정민 목사)는 1958년 창립한 전통 있는 교회다. 올해 63주년이 된 교회는 최근 들어 청년 사역에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교회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금란교회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결단을 내렸다.
교회는 지난 3월 ‘청년공동체 어웨이크닝 워십’을 시작하며 침체한 청년 세대를 복음으로 깨우는 사역에 나섰다. 예배는 주일 오후 2시 30분 교회 본당에서 진행된다. 그동안 이 교회 청년들은 토요일에 청년 예배에 참여한 뒤 주일에는 찬양 대원과 교회학교 교사 등으로 봉사했다. 주일로 예배를 옮긴 건 청년들에게 공예배에 참여한다는 긍지를 심기 위해서였다. 공예배란 교회 공동체가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정기적으로 드리는 예배를 말한다. 보통의 공예배는 주일에 드리는 예배를 의미한다.
단순히 청년 예배 모임 날짜만 옮긴 건 아니다. 청년부 담당 교역자들에게만 청년 부흥의 사명을 떠맡긴 것도 아니었다. 금란교회가 시작한 어웨이크닝 워십은 교회의 모든 목회자가 참여한 가운데 교회 전체가 청년 사역에 집중하는 ‘체질 개선’에 방점을 찍고 있다. ‘자각’ ‘일깨움’이라는 뜻을 지닌 어웨이크닝(awakening)이라는 단어가 말하는 대로 모든 교회가 청년 사역의 중요성을 자각하고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김정민 목사는 16일 “청년세대가 줄어드는 문제는 단순히 청년부서만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사명이 아니라 전 교회가 나서야 가능한 일”이라며 “금란교회가 모든 교역자를 청년부 부흥을 위해 투입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교회는 실제 청년부 교역자뿐 아니라 청년을 만나는 모든 교역자를 청년부 부흥 사역에 배치했다. 교구를 맡은 부목사는 자신의 교구에 있는 청년들을 심방하며 어웨이크닝 예배 참석을 독려한다. 교육부서 담당 교역자들은 자신의 부서에서 교사로 봉사하는 청년들을 상담하며 예배의 자리로 이끈다. 청년부 부흥을 통한 다음세대 양육을 목회의 우선순위에 뒀기 때문에 가능했던 결단이었다.
청년들이 어웨이크닝 워십에 참석해 찬양하고 있다. 금란교회 제공
청년부 구조도 뜯어 고쳤다. 우선 청년들의 나이에 따라 ‘다윗 청년’ ‘요셉 청년’ ‘다니엘 청년’ ‘여호수아 청년’ ‘솔로몬 청년’ 등 5개의 큰 공동체로 재편했다. 이 안에 다시 15개의 작은 공동체를 만들었다. 교회의 모든 교역자는 이들 공동체에 분산 배치됐다.
어웨이크닝 예배의 설교는 담임목사가 직접 한다. 김 목사는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춘 설교를 통해 청년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약화한 청년들의 신앙을 바로 세우고 이들의 삶을 신앙 안에서 돌보기 위한 사역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전까지 이 교회 청년부 예배에는 1500명이 넘는 인원이 모였다. 하지만 대면 예배가 어려워지면서 청년의 수는 절반 가까이 줄었다. 하지만 어웨이크닝 예배 이후 나오지 않던 청년들이 점차 교회로 돌아오고 있다고 한다.
김 목사는 “청년세대를 살리기 위해 교회의 모든 역량을 투입한 뒤 의미있는 결실을 보고 있어 기쁘다”며 “여러 교역자를 통해 신앙적 돌봄을 받는 청년들의 반응도 좋다”고 말했다.
방역수칙을 지켜 예배를 드리느라 예배 후 소그룹 활동을 못 하는 건 아쉬움이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더 늘어나 거리두기가 완화되면 소그룹 모임을 통해 청년부 배가 운동도 시작할 예정이다.
김 목사는 “코로나19로 청년들이 교회에 안 나오는 게 당연하다는 식으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지금이 바로 교회들이 청년 사역에 목회적 관심을 투자할 때”라고 권했다.
조만간 교회 주변에 새롭게 생긴 대단지 아파트에 주민 입주가 시작된다. 옆 동네에는 청년 아파트도 세워질 예정이다. 김 목사의 말대로 바로 지금 청년 사역을 시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새로운 주민이 대거 유입하기에 앞서 미리 복음의 밭을 일구는 것이다.
코로나19 이전 금란교회 교인들이 본당에 모여 예배 드리는 모습. 금란교회 제공
교회는 지난 4월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특별새벽기도회도 연다. 코로나19를 핑계로 신앙생활이 나태해지는 걸 막기 위해서다.
김 목사는 “보통 새벽기도회 때는 부목사들이 설교하지만 특새는 담임목사가 직접 설교하며 교인들을 복음으로 양육한다”며 “코로나19로 모두 어렵지만 특새를 통해 교인들을 신앙의 울타리 안으로 초대하고 있다”고 했다.
교회는 코로나19로 선교 활동이 쉽지 않은 선교사 ‘심방’도 시작했다. 교회가 후원하는 11개국 30여명 선교사에게 위문품 상자를 보내고 있다. 상자에는 김치찌개 등 한국음식과 건어물 과자 옷가지 등을 담았다. 김 목사는 “선교사들이 있는 곳이 대부분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좋지 않아 운신의 폭이 대단히 좁다”며 “후원교회 교인들이 늘 기도하며 사역을 응원한다는 걸 알리고 싶어 위문품 상자를 만들어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란교회는
1958년 15평 천막교회에서 시작
김홍도 목사 부임 이후 크게 부흥
금란교회는 1957년 당시 이화여자대학교 총장이었던 김활란(1899~1970) 박사가 만든 ‘금란전도대’에 뿌리를 두고 있다. 금란은 김 박사의 이름 중 첫 자와 마지막 자를 따 만든 조어다. 전도대에는 이화여대 학생과 교직원이 참여했다.
전도대가 망우동을 찾은 건 57년 7월이었다. 교인이 늘면서 교회가 필요해졌다. 전도대와 교인들은 이듬해 11월 경기도 양주, 지금의 금란동산 자리에 예배당을 세우고 창립 예배를 드렸다. 금란교회는 이렇게 시작했다. 첫 예배당은 49㎡(약15평) 넓이의 천막 교회였다.
61년 5월 이화여대가 기증한 망우동의 3404㎡(약1030평) 넓이의 부지에 작은 예배당을 지었다. 교회가 부흥한 건 71년 김홍도(1938~2020) 목사가 부임하면서부터다. 부임 3개월 만에 75명이던 교인이 300명으로 늘었고 예배당도 증축했다. 2년이 지나자 예배에 700여명이 참석하면서 또다시 교회 건축을 시작해 73년 대성전을 완공했다.
80년대에 들어오면서 교회가 급성장했다. 교회는 다시 비좁아졌다. 당회는 새 예배당 건축을 결의하고 2년 간 공사 끝에 84년 8월 6000석 예배당을 완공했다. 교회가 부흥한 역사는 교회 건축사와 맞닿아있다.
교인이 계속 늘면서 94년 지금의 1만석 예배당 건축을 결정했다. 어렵게 시작한 건축은 건설사의 사정으로 잠시 공사를 중단했다. 결국 99년 재개돼 2000년 완공했다. 이 예배당에서는 2006년 세계감리교대회가 열렸다. 2008년 김홍도 목사가 은퇴하고 김정민 목사가 후임 담임목사로 취임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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