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에는 카페 주일엔 예배당… 세상 한복판서 ‘공유 목회’ 실험 >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 KCMUSA

평일에는 카페 주일엔 예배당… 세상 한복판서 ‘공유 목회’ 실험 >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본문 바로가기

  •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홈 > 뉴스 >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평일에는 카페 주일엔 예배당… 세상 한복판서 ‘공유 목회’ 실험

    페이지 정보

    작성자 국민일보| 작성일2021-03-13 | 조회조회수 : 6,583회

    본문

    신촌 ‘카페 언더우드’ 꾸려가는 담안유 목사의 도전



    4b67b87a5847203807e8a13149da48ee_1615649287_913.jpg
    담안유 목사(왼쪽)와 동역하는 서명보 목사가 지난 3일 서울 신촌 카페 언더우드 앞에서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담안유(38) 목사가 지난 3일 서울 서대문구 ‘카페 언더우드’ 입구에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주점이 즐비한 신촌에 자리한 카페에는 ‘연씨다방’이라는 예전 상호도 함께 붙어 있었다. 담 목사가 운영을 맡은 뒤 카페 언더우드로 개명했지만 연씨다방을 기억하는 이들을 위해 당분간 옛 간판도 유지할 예정이다. ‘연씨’는 연세대와 CCC(한국대학생선교회)에서 한 자씩 따 만든 조어다.


    모든 공간은 사연을 품고 있다. 카페 언더우드도 그렇다. 코로나19 시대, 대안적 목회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카페의 이야기는 담 목사 개인사에서 시작된다.


    그는 화교다. 중국 산둥성 출신인 할아버지가 1945년 한국으로 이주했다. 할아버지가 올 당시 중국은 중화민국이었다. 대만이 그 정통성을 이었다. 그의 국적이 대만인 이유다. 사실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고 한다. 담 목사는 “한국에 살면서 공산화된 중화인민공화국 국적을 택할 수는 없었다”면서 “한국 국적법이 부계 혈통주의를 택하고 있어서 한국 국적 취득도 못 해 여전히 대만 국적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담 목사 집안은 줄곧 서울에서 살았다. 담 목사도 서울서 나고 자란 서울 토박이다. 88년 다섯 살 때 화교학교 교사였던 아버지를 따라 서대문구 연희동에 자리를 잡았다. 중구 명동의 한성화교소학교와 연희동의 한성화교중·고를 졸업한 담 목사는 2001년 대만사범대 국문과에 진학한 뒤 그곳에서 예수를 만났다. 예수를 영접한 뒤 한국어로 된 QT책을 중국어로 번역하며 캠퍼스 선교 활동에도 참여했다. 담 목사는 “화교 어린이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치고 싶어 사범대를 택했지만 결국 복음을 접하고 인생이 바뀌었다”면서 “2004년 세례받고 하나님의 종이 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장로회신학대 신학대학원에는 2014년 진학했다. 신대원 입시를 준비하며 “세상 학문의 유효 기간은 일생인데 복음의 유효기간은 영원이다”라고 기도했다고 한다. 영원을 좇는 길을 택한 담 목사의 사역이 본격적으로 펼쳐진 곳이 카페 언더우드다.


    카페 목회를 시작하게 된 건 담 목사가 연세대와 성균관대 CCC 간사를 하며 연씨다방을 드나들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당시 담 목사는 연씨다방이 복음의 용광로가 되는 꿈을 꿨다. 다방은 2019년 5월 부산에서 사업하는 한 독지가가 선교를 목적으로 세웠다. 그 독지가는 2020년 3월 정체성을 유지해 달라는 당부만 하고 담 목사에게 운영권을 내줬다. 담 목사의 카페 목회는 이렇게 시작됐다. 현재는 같은 화교 출신인 서명보 목사와도 동역하고 있다.


    4b67b87a5847203807e8a13149da48ee_1615649305_6383.jpg
    최근 감동교회가 카페 언더우드에서 주일예배를 드리는 모습. 카페 언더우드 제공
     


    평일에는 기독교 문화가 묻어나는 카페지만 주일에는 공유 예배당으로 변한다. 감동교회(이규현 목사) 전인교회(김병성 목사) 청년부, 오늘평화교회(서창일 목사)가 차례대로 예배를 드린다. 교단도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과 통합 등으로 다르지만 한 지붕 아래 모인 세 가족이다. 담 목사와 서 목사도 다음 달 4일 부활주일부터 한·중 이중언어 목회를 시작할 예정이다.


    담 목사는 “코로나19가 막 확산하던 때부터 운영을 맡아 무척 힘들지만 부산의 독지가께서 여전히 적지 않은 도움을 주고 있다”면서 “카페에서 공유 예배당 사역을 하는 걸 좋지 않게 보는 교계 일부의 시선도 있지만 우리 예배 공동체는 은혜 가운데 사역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페 언더우드는 선교적 교회론을 실천하는 요람이다. 선교적 교회는 교회 건물을 벗어나 삶의 현장으로 찾아가 불신자들을 만나는 교회를 말한다. 주점 틈에서 복음을 전하는 카페 언더우드가 바로 그런 교회다.


    175㎡(약 57평) 넓이의 카페에는 목회자들이 사용하는 공유 사무실도 있다. 함께 사용하는 사무실까지 만든 건 카페 언더우드가 지향하는 공유 목회의 의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담 목사는 “이 카페는 모든 이에게 언제나 열린 공간”이라면서 “‘선교적 교회’가 실현되는 보금자리로 키워나가려 한다”고 전했다.


    4b67b87a5847203807e8a13149da48ee_1615649317_9174.jpg
    카페 언더우드 이야기를 전하는 담안유 목사. 강민석 선임기자


    담 목사는 “언더우드가 선교적 신념에 따라 대학을 세운 신촌이 긴 세월 지나면서 세속적으로 변했다”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그는 “세상에 복음을 선포하고 주민과 학생, 목회자가 만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며 “카페 언더우드는 일상이 거룩해지는 연습을 하는 복음의 사랑방”이라고 소개했다.


    끝으로 이제 막 목회를 시작한 초년병으로서 선배 목회자들에게 전하는 바람을 얘기했다.


    “변화하는 시대의 교회는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목사들의 도전을 꾸짖지 말고 환영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선배들의 격려를 받으면 더욱 힘을 낼 수 있습니다. 신촌에서 시도하는 카페 언더우드의 공유 목회도 많이 격려해 주세요.”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Total 4,509건 150 페이지
    • “우는 자와 함께 울라” 고통받는 아시아인들과 기도
      국민일보 | 2021-05-18
      NCCK, 아시아주일 CCA와 공동 예배민주주의·인권 탄압 맞선 이들과 동행미얀마 침례교회 목사 세 손가락 경례미얀마 침례교회 소속 탕 시안 킵 목사가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한신교회에서 열린 아시아주일 예배에 앞서 미얀마 민주주의 활동을 설명하며 세 손가락 경례를 …
    • 그때 광주의 5월, 교회도 함께 울며 동행했다
      국민일보 | 2021-05-18
      최상도 교수, 당시 교계 활동 연구 발표광주 북구청 공무원들이 지난 4일 5·18민주화운동 41주년을 보름 앞두고 광주 국립5·18민주묘지 내 묘역에 태극기를 꽂고 있다. 연합뉴스41년 전 광주의 5월엔 교회가 함께 있었다. 교인이 거리시위, 행진 등으로 항쟁에 직접 …
    • ‘목회자 신뢰도 회복 급하다’ 윤리강령 36항 제정
      국민일보 | 2021-05-18
      한성연, 연합기관 최초로 발표한국성결교회연합회 관계자들이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본부에서 ‘목회자 윤리강령’의 제정 이유와 세부 항목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한국성결교회연합회(한성연·대표회장 한기채 목사)가 연합기관 최초로 목회…
    • [기획] ① 코로나 어려움에도 다음세대 섬기는 주일학교 교사들
      CBS노컷뉴스 | 2021-05-18
      코로나 이후 주일학교 예배는 대부분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 주일학교 교사들, 코로나 상황에도 아이들 위해 헌신 서울 관악구 산성교회는 코로나 이후 주일학교 예배를 모두 온라인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있다.[앵커]지난 토요일은 스승의 날이었습니다.해마다 이맘때…
    • 기독교계, 5.18 추모예배…"오늘의 광주, 미얀마와 연대"
      CBS노컷뉴스 | 2021-05-18
      부정과 부조리에 맞서 저항하는 신앙의 의미 되새겨 신군부에 침묵하고 동조한 한국교회 과오 회개 교회 내 5.18민주화운동 폄훼 및 왜곡 반성 미얀마 청년, "한국에서 민주주의 배워...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 "폭력과 장기간 투쟁 속에 미얀마 시민들 지친 상태.…
    • “공허함 채우고 ‘사회적 연대’ 이루는 교회문화 만들어야”
      아이굿뉴스 | 2021-05-17
      김학철 교수, ‘팬데믹시대, 문화목회의 방향’ 모색-팬데믹시대, 문화목회의 방향은?과학기술의 발달, 휴머니즘 해체 불러와정서적으로 연대할 곳이 교회가 되기를기독교 신앙 ‘오늘의 언어’로 풀어내야“교회는 대접받은 것 이상으로 대접해야 하며, 황금률과 공리주의를 넘어서야 …
    • 기하성, 이영훈 목사 대표총회장 연임 결의
      아이굿뉴스 | 2021-05-17
      지난 17일 제70차 정기총회서 임원 전체 연임이영훈 목사 12년 최장수 기록… 연금재단 청산기하성 여의도총회가 지난 17일 제70차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이영훈 대표총회장의 연임을 결정했다.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여의도총회가 지난 17일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제70차 정기…
    • 신천지, 포교 강화?…개인정보 수집까지
      데일리굿뉴스 | 2021-05-17
       ▲지난달 말 신천지 내부소식통에 올라온 이만희 교주 글.(사진출처=인터넷시온선교센터)정체 드러내며 포교활동…최후 몸부림 방증신천지 교리 검증 등 적극적인 대처 필요 “각 지파와 교회의 기획부는 기독교 전화번호 책을 구하세요. 이 책 안에 각 전화번호와 이메일이 있습니…
    • 내리교회, 감리교·개신교회 최초 목사 김기범 안수 120주년 기념예배
      데일리굿뉴스 | 2021-05-17
      기독교대한감리회 중부연회 내리교회(담임 김흥규 목사)는 지난 5월 16일 주일 오전 11시 한국감리교회와 개신교회 최초 목사 김기범 안수 120주년 기념예배를 드렸다. ▲5월 16일 인천 내리교회에서 드려진  한국감리교회와 개신교회 최초 목사 김기범 안수 120주년 기…
    • 기하성 70차 정기총회...지역총연합회 신설
      CBS노컷뉴스 | 2021-05-17
      [앵커]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여의도총회가 오늘(17일) 정기총회를 열고 각종 회무를 처리했습니다.현 임원들이 2년 재신임을 받았고, 총회와 지방회 사이에 지역총연합회를 신설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기자]기하성 여의도총회가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는 총회'란 주제로…
    • "아시아에 민주주의·평화 임하길 기도"
      CBS노컷뉴스 | 2021-05-17
      교회협, 16일 서울 한신교회에서 '2021 아시아 주일 예배' 드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16일 서울 서초구 한신교회에서 '2021 아시아주일 예배'를 드렸다.[앵커]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16일 서울 서초구 한신교회에서 '아시아 주일 예배'를 드렸습니다.코로…
    • 한국교회, "코로나 상황속 공교회성 회복해야"
      CBS노컷뉴스 | 2021-05-17
      파워인터뷰 조주희 목사 - 성암교회 담임. 기윤실 공동대표 [앵커] 코로나19 발생, 1년 3개월... 한국교회는 코로나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했지만 일부 교회는 대면예배를 고집하며 방역당국과 마찰도 일으켰습니다. CBS TV 파워인터뷰에 출연한 성…
    • 한신대학교 총장 후보자 공청회 개최
      CBS노컷뉴스 | 2021-05-17
      6명 후보자 출마..오는 31일 이사회에서 선출"교직원의 성폭력 등에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 한신대학교가 총장 후보자 공청회를 개최했다. 한신대 이사회는 오는 31일 제8대 총장을 선출한 계획이다.[앵커]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신학교인 한신대학교가 오는 31일 제8대 …
    • 01d099d83c0a25f34be498756f8cf615_1621027283_4709.jpg
      공유·섬김 있는 ‘헌금 없는 교회’
      국민일보 | 2021-05-15
      고양 섬김의교회 구인수 목사의 목회 철학구인수 섬김의교회 목사가 최근 경기도 고양 써빙워십센터에서 기타 연주를 하고 있다. 구 목사는 자비량 사역을 하며 재능기부로 기타를 고쳐주고 예배당을 공유공간으로 리모델링해 무료로 제공한다. 고양=신석현 인턴기자매주 토요일 경기도…
    • 01d099d83c0a25f34be498756f8cf615_1621026848_3105.jpg
      ‘1㎞ 이웃’ 일곱 교회, 한 몸 같은 ‘사역 동행’
      국민일보 | 2021-05-15
      서울 자양동 ‘좋은동네만들기 교회연합’의 특별한 협력좋은동네만들기 교회연합 목회자들이 지난 4일 서울 광진구 자양1동 주민센터에서 희망상자 전달식을 열고 있다. 교회연합 제공서울 광진구 자양동에는 ‘좋은동네만들기 교회연합’이 있다. 교회 건물이 있는 중형 규모 7개 교…

    검색


    KCMUSA,680 Wilshire Pl. #419, Los Angeles,CA 90005
    Tel. 213.365.9188 E-mail: kcmusa@kcmusa.org
    Copyright ⓒ 2003-2020 KCMUSA.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