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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청년" 소환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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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뉴스M| 작성일2020-11-25 | 조회조회수 : 2,97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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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태일 열사 50주기 이후...



    [뉴스 M = J. Brandon Lee] 1895년 12월 28일, 프랑스의 한 카페에서 상영된 “열차의 도착”은 영화의 즐거움 대신 공포와 충격이었다. 50초에 불과한 무성 흑백 영화였지만, 오랜 세월 회화나 조각등에 익숙했던 사람들에게 있는 그대로 움직이는 물체를 담아낸 영상물은 놀라움 자체였고, 영화 역사 초기 많은 이론가들이 동의하는 바, 영화의 궁극적 사명은 그렇듯 ‘실재의 재현 representation’ 즉 사실주의에 기반한다. 그럼, 판타지나 SF는? 라고 묻는다면, 반지의 제왕이나 어벤져스의 경우도 마찬가지, 연출이나 표현방식은 색다르나 이들 역시 사람들의 reality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데서, 사실주의에 기초한 영화의 태생적 본질이자 한계에서 벗어날 순 없다.


    1960년대에 이어 1990년대, 한국영화 르네상스를 기반으로 우리영화는 헐리웃이 감히 장악못 할 문화산업이 되었고, 올해 아카데미에서 이룩한 “기생충”의 쾌거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일이 아니었다. 특히, 2차대전 후, 1950년대 세계 영화계의 흐름을 주도한 이탈리안 네오-리얼리즘(Neo-Realism)은 한국영화 부흥의 밑거름이었고, 1960년대 유현목 감독의 “오발탄”으로부터 1990년대 임권택, 강제규, 박광수, 이창동, 박찬욱과 최근 봉준호에 이르기까지 단단한 한국영화의 맥을 유지하게 된다. 우리 사회와 역사,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가능한 사실적 묘사, 과한 몽타쥬와 편집 대신 클로즈 업과 롱테이크의 조화로 이루어진 사실주의 영상미는 우리 이야기에 정서적 교감을 이루며 관객과 평단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덕분에 한류 ‘Korean Wave’의 물결은 지금도 출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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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청년 전태일" @ 구글 캡쳐


    물론 사실주의 영화는 불편하다. 위험하고 외면받기 쉽다. 군사정권 하에 “오발탄”이 억압 받은 이유처럼, 우리사회의 어두운 단면, 누구나 인정하지만 보이고 싶지 않은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 위험한 사실주의 영화 중 하나를 소개하려 한다. 1995년 개봉작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박광수 감독 연출, 문성근, 홍경인 주연의 이 작품은 1970년 11월 13일, 평화시장내 불꽃으로 사라져간 전태일 열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당시 호주에서 초빙한 특수 촬영팀의 도움으로 실제 옷에 불을 붙였던 홍경인의 열연, 흑백과 칼라를 오가며 1970년대 한 청년 노동자의 삶과 죽음을 영상 평전으로 만들어 낸 박광수 감독의 연출은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는다. 하지만, 당시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은 불편한 영화였고, 그것이 담아낸 부담스런 진실은 최근 우리 곁으로 다시 다가왔다.


    2020년 11월 13일, 전태일 열사 50 주기를 맞아 CBS TV는 “기독청년 전태일” 을 방영한다. 다큐멘터리였으나 나레이션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고, 30명이 넘는 인터뷰, 청년 전태일과 함께 했던 이들의 증언, 가능한 현장 로케이션을 통해 있는 그대로를 담아내려 애쓴 작품이다. 


    앞서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과의 차별점이라면, 제목에서 보듯 그의 삶과 죽음을 기독교적 관점에서 살핀것이다. 하지만, 1995년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2020년 “기독청년 전태일,” 그의 죽음으로부터 25년, 그에 관한 첫 영화로부터 25년, 시간의 간격이 적지 않음에도 두 작품은 같은 뿌리에 기원한다. 모두 사실주의에 기반했고, 그래서 50년 세월에도 이 작품들은 여전히 우리를, 우리 사회를, 특히 우리의 교회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이번 CBS 의 작품은 제목부터 도발적이지 않은가? “기독청년 전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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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 구글 캡쳐
     


    신실한 그리스도인 이었으나, 그를 바라보는 당시 교회의 시선은 괜한 분란을 일으킨 불량배, 사회적 위협, 고작해야 자살한 사람이니 장례를 치뤄줄 수 없다는 반응에 불과했다. 교회의 냉담속에 남양주 허허발판에 조용히 묻혔던 전태일은 박광수 감독의 작품 제목처럼 ‘아름다운 청년’일 수 없었고, 지금의 교회들도 여전히 그를 차가운 벌판 한가운데에 내버려 두는지 모른다. 하지만, 세상이라면 모를까, 교회라면 오히려 그 ‘아름다운 청년’을 늘 우리곁에 소환해야 하지 않을까? 


    70년 당시 군사정부의 통제속에 전태일 사건을 보도 할수 없었던 CBS는 당시 경동교회 강원용 목사의 설교를 이용해 세상에 그 소식을 전한다. 강원용 목사는 청년 전태일의 죽음을 고작 '자살은 죄'라는 교리적 틀거리로 보려던 수많은 목사와 교회를 향해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세상과 사회적 현실을 보라 외쳤고, 그리 못했던 교회들에 회개와 행동을 촉구했다. 


    이에 새문안 교회 다수의 청년들이 그 움직임에 동참했으며 많은 교회들에 필연적 질문을 던지게 된다. 세상속에 교회는 무엇인가? 왜 존재하는가? 그리스도가 전한 하나님 나라, 그가 선포한 복음의 메세지는 과연 무엇인가? 예수께서 전한 빛과 소금, 한알의 밀의 말씀을 우린 어떻게 만나고 행해야 하는가? 그렇다, 다수의 사람들이 무지하거나 머뭇거릴 때, 교회는 ‘케리그마,’ 선포의 메세지가 되어야 한다. 예수 부활의 사건을 처음 만났고 전했던 적은 수의 여성들을 기억하며, 소수일지언정 교회의 책무는 하나님 말씀의 사자, 메신저, 미디어로서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다. Church as Herald, 어느 교회론 학자의 말처럼 말이다.


    물론, 이제와 뭘 또 소환한단 말인가? 교회와 그일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되묻는 것 역시 가능하다. 그리 묻는 이들 말대로 50년 전 그는 이제 가고 없다. 그 이후, 노동자들의 삶은 개선되어왔고, 세상 또한 많은 변화를 이루었다. 그럼에도, 아름다운 청년, 그를 기억하고 소환해야 할 이유는 여전하다. 우리가 교회이기 때문이다. 1970년대와 무척이나 달라진 오늘을 살아가지만, 21세기 화려한 대한민국의 이면에 드리운 그늘은 언제나 우리의 민낯, 마주할 reality이기 때문이다. 2016년 5월 구의역 사망사고, 2018년 12월 태안화력 발전 청년 김용균 사망사고, 지난 6월 청년 김재순 사망사고…


    그의 소설 "백치" 속에서 도스토예프스키는 미쉬킨 공작의 입을 빌어 말한다, "저 아름다움이 우릴 구원할 거야." 십자가에서 내리워지며 형편없이 무너지고 약해져버린 메시야를 그려낸 작품을 보다 내뱉은 미쉬킨의 읊조림 속에서 도스토예프스키는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그를 읽어가는 사람들에게 되묻고 있다. 그리고 확인한다. 참 아름다움은 무력한 구원자, 십자가에 달려 죽고, 누군가의 손에 의해 힘없이 무덤에 내리우던 왕, 그리 낮아지고 비천해진 하나님의 아들의 모습 속에 있음을, 무척이나 불편하고 용납하기 힘든 그 사실에 있음을, 그런 아름다움만이 우리에게 구원을 선사해 줄 수 있임을 말이다.


    그리스도의 구속의 은총 안에 살아가는 교회, 어떤 아름다움이 우리 안에 있어야 할지 깊이 생각해 볼 때, 어느 새 반 백 년이 되어진 그때 그 “아름다운 청년”을 다시 기억하고 간직하기 바란다. 아름다운 청년 소환하기! 새로워질 교회를 위한 뜻깊은 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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