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교회 유튜브 콘텐츠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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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 이름을 걸고 운영 중인 유튜브. 과연 얼마나 영향력을 미치고 있을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코로나 19가 교회에 미친 영향 중 하나는 바로 온라인 기독교 콘텐츠의 증가가 아닐까 싶다. 특히 유투브 플랫폼을 활용한 방송 콘텐츠 제공은 별도의 시설 운영이나 전파 구매 없이도 성도에게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누구나 뛰어들 수 있고 운영에 부담이 적다는 매력을 지녔다. 팬데믹으로 대면 예배가 중단된 시점부터 기존 유투브를 활용해오던 교회는 실시간 설교부터 시작해 다양한 교육 채널과 프로그램을 공급하기 시작했고, 유튜브와는 담을 쌓았던 교회들 역시 너나 할 것 없이 채널을 오픈하고 콘텐츠 사역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출석 교인 대비 조회수를 살펴보면 의문점이 들거나 내용이나 품질 등을 고려하지 않고 방송으로 수를 채우려는 듯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기독교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지금 교회가 가는 방향이 맞는지 잠시 숨 고르기가 필요해 보인다.
지난해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한국 교계에서 이슈가 된 사례가 있었다. 바로 한성교회 유튜브가 1억 뷰를 돌파했다는 것이다. 방송이나 예능이 아닌 교회 제작 콘텐츠가 1억 뷰를 넘어선 것은 팬데믹 기간 온라인 콘텐츠에 집중하고 싶은 교회들의 이목을 쏠리게 만드는 뉴스였다.
한국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지난해 코로나 19로 인한 비대면 문화 확산에 따른 교회 중심 유튜브 이용실태를 조사 발표했다. 연구소는 소셜블레이드닷컴을 통해 주요 교단별 교회 400여 개(교인 수 1천 명 이상)의 콘텐츠를 분석한 결과 누적 조회수 상위 4개 교회 중 3개 교회의 콘텐츠 상위권을 모두 ‘찬양’이 이끌었음을 언급했다. 또한 앞서 언급한 한성교회의 사례를 들며, 찬양을 중심으로 1억 뷰가 넘는 결과를 만든 것을 주목했다. 연구소는 해당 교회의 도움을 얻어 보다 구체적인 조회수 분석을 한 결과 코로나 19 사태가 시작되면서 유튜브 이용률이 급증한 것을 확인했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 가운데 찬양으로 위로 받고자 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 팬데믹 동안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찬양 콘텐츠. 늘어나는 조회수보다 그 안에 담긴 노력과 투자, 훈련을 살펴봐야 한다.
팬데믹 기간 동안 유튜브의 활용성이 강조되면서 이를 제2의 복음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특히 온라인은 젊은 세대들의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50 대 이상 유튜브 활용도는 눈에 띄게 늘었다. 한국 교회는 생각보다 팬데믹 기간 동안 온라인을 통한 영향력을 전달한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한국말이라는 이유로 미주 한인들도 적지 않게 한국 교회가 만든 콘텐츠를 접한 경우도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영향력’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미주 한인교회는 그렇게 눈길을 끌 만한 것을 찾기 힘든 것 같다.
미국 내 타주 대비 한인 성도 수가 많은 LA 인근 주변 교회들의 유튜브를 살펴보았다. 먼저 구독자 약 4천 명 정도의 S 교회의 유튜브 채널은 지난 2017년 9월 처음 시작됐다. 대부분 프로그램이 담임목사의 설교로 이뤄졌다. 하지만 교회 규모와 교인 수를 비추어 짐작해볼 때 콘텐츠 조회수나 참여도는 현저히 낮아 보인다. 그나마 주일 예배 스트리밍의 조회수가 다른 프로그램보다 높다는 것이 눈길을 끈다.
또 다른 G 교회는 2013년 8월에 처음 채널을 열었고 지금까지 구독자 약 1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구독자에 비해 전반적인 프로그램 조회수는 의문을 품게 한다. 프로그램 구성은 비교적 타 교회보다는 다양하며 찬양 등에 대한 비중도 높다. 하지만 찬양보다는 말씀 위주로 노출이 집중됐고 그마저도 담임목사 설교가 주를 이룬다. 다양성적인 측면에서 아쉬움이 크다.
LA 인근 비교적 청년 출석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Y 교회는 지난 2019년 10월 가입 후 현재까지 약 1천400여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프로그램의 구성과 내용은 다른 교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주일 예배 말씀과 함께, 찬양 금요 기도회 등을 채널을 통해 전한다. 하지만 이 교회 프로그램 또한 조회수나 참여도를 볼 때 그렇게 눈길을 끄는 콘텐츠를 지니고 있지 못하다.
▲ 미주 한인교회에 시급한 것은 체계적인 찬양 훈련을 위한 전문인력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다.
팬데믹 기간 동안 기독교 콘텐츠의 부흥을 이끄는 것은 앞서 언급한 대로 찬양 관련된 것이 주를 이룬다. 예를 든 한성교회의 1억 뷰가 넘는 콘텐츠 역시 찬양을 이끄는 특정 개인 인물에 포커스가 있고 이를 통해 일종의 팬층이 깊게 형성된 것이 이유로 보인다. 해당 교회 말씀 관련 콘텐츠의 조회수는 역시 구독자 대비 크게 눈길을 끌지 못했다.
결국 미주 한인교회가 운영하는 유튜브가 온라인에서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선 여러 프로그램 중 ‘찬양’ 비중을 높이고 여기에 대한 투자와 인재 발굴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하지만 남가주를 포함 타주 한인교회 유튜브들을 샘플링으로 살펴봐도 콘텐츠는 대부분 말씀과 설교에 포커스가 있고, 다소 보수적인 느낌에다 이목을 끌기에 조금 지루하게 다가오는 부분도 있다.
그런데 현실적인 문제는 찬양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도 찬양 사역자 구하기가 정말 힘들다는 것이다. 미주 한인 교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찬양 사역자에 대한 발굴과 투자 그리고 예배 형식에서 찬양이 차지하는 비중과 의미를 더욱 깊게 가져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하지만 매번 형식적인 메아리였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 동안 찬양 사역의 중심을 이끌었던 이들은 사역을 내려놓은 경우가 많다. 미주에서 워십 밴드나 찬양 사역자로 이름을 알렸던 이들 중 지금도 활동하는 사람을 꼽자면 정말 드물다.
미국에서 찬양 사역자로 활동하다 최근 한국으로 거처를 옮긴 최선욱 간사는 미국 내 찬양 훈련에 많은 힘을 쓴 사역자 중 하나다. 그는 전문적이지 못한 찬양 사역자 훈련 시스템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찬양 아카데미를 비롯해 찾아가는 찬양 등 미국 내 다양한 시도를 통해 훈련의 전문성을 키우는 많은 노력을 했다. 하지만 지역 교회들을 향해 찬양 훈련의 전문성을 호소할수록 인식 부족과 핑계 그리고 냉담함 등을 느꼈다고 한다.
“한국은 찬양팀들이 서로서로 자기의 전문성을 잘 활용하는 것 같다. 음향, 소셜 미디어, 방송 등 각자의 역할들이 한데 어울려 가는 모습이 좋다. 미주 한인교회는 아직 이런 부분에 대한 투자나 관심이 크게 부족한 것 같다. 심지어 어떤 방향으로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상당할 것이다. 젊은 예배자들이 설 수 있는 장과 함께 개인적으로 훈련에 대한 많은 투자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 훈련을 시켜줄 수 있는 전문 인력에 대한 투자가 너무 인색하다. 미주 한인교회들은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투자를 망설인다. 한국의 상황과 비교해보면 이런 부분들이 정말 아쉽게 다가온다.”
유튜브 조회수가 많이 나오거나 혹은 구독자가 많아야 그 콘텐츠가 의미 있거나 훌륭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1억 뷰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선 그만큼 사역을 이끄는 자의 리더쉽과 훈련 그리고 체계적인 연습과 사명이 담겨 있을 때 성도의 공감을 끌어내고, 힘이 되는 찬양 콘텐츠가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것은 꼭 찬양 콘텐츠가 아니라 말씀과 설교 콘텐츠에서도 중요한 부분이다.
교회 이름을 걸고 유튜브를 시작했다면 그것 또한 교회의 일부이고 부흥을 통해 하나님 나라 확장에 이바지해야 하는 사명이 있다. 이를 위해 미주 한인교회는 지금부터라도 만들고 있는 콘텐츠에 대한 전반적인 방향을 살펴보고, 전문인력에 대한 투자와 기회, 그리고 훈련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황인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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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크리스찬투데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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