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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시대의 목회적 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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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연합감리교뉴스.| 작성일2020-12-21 | 조회조회수 : 3,14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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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휴론 호수(Lake Huron)의 해질녘, 케서린 베리, 연합감리교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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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강미영 목사.사진 제공, 강미영 목사.


    (편집자 주: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상용화가 임박했다는 소식에 우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되었다. 하지만 이 감염병 대유행의 위협은 여전히 우리 주변을 맴돌고 있고, 바이러스가 완전히 퇴치되지 않는 한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존재하는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울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연합감리교뉴스는 ‘코로나바이러스와 더불어 살아야 하는 시대의 기독교 시리즈’를 매주 연재한다. 오늘은 그 세 번째로 정신분석가이자 상담가인 강미영 목사의 글을 소개한다.) 


    지구 곳곳에서 자연재해나 질병의 문제로 인간의 삶이 무너질 때마다 떠오르는 영화가 있습니다.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라는 제목의 영화로, 이란 출신 영화감독인 압바스 키아로 타미의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1990년 이란 북부에 큰 지진이 발생하자, 자신의 영화에 출연했던 아이들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지진 재해 지역을 방문하는 여정을 다룬 영화입니다. 무너진 텐트에 살면서도 월드컵 중계를 보려고 안테나를 설치하고, 폐허 속에서도 결혼 첫날 밤을 보내는 장면 등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특히, 뜻하지 않은 자연재해 속에서 흔히 일어나는 좌절과 절망 또는 신에 대한 원망 등으로 영화를 채우기보다는 일상생활의 일부분을 그대로 보여주어 삶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인간의 일상은 멈추지 않으며, 극심한 절망 가운데에서도 삶은 지속해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영화는 전하고 있습니다.


    2020년 한 해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결코 잊을 수 없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 모든 사람의 삶 구석구석을 강타하여 소중한 일상은 멈춰야 했고, 물리적으로는 떨어져 있어야만 했습니다. 이로 인해, 사이버 공간을 통해서라도 마음의 접촉을 열망하는 사람들이 만들어 낸 이중적 관계 패턴이 생겨났고, 코로나바이러스가 가져온 이러한 일상 변화는 많은 사람의 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목회자는 이중적인 심리 압박을 느끼게 됩니다. 코로나 시대를 겪는 한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비롯한 목회자로서, 리더로서, 재해로 인해 고난받는 이들을 돌보아야 하는 사명을 가진 이로서의 부담은 목회자의 역할을 어렵게 합니다.      


    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


    세계보건기구(The World Health Organization, WHO)의 통계에 의하면, 세계 인구의 30%가 일생 중 한번은 일상생활에 심각한 타격을 줄 만큼 커다란 정신 건강 문제로 씨름한다고 합니다.


    미국의 경우, 성인 5명 중 한 명이 겪는 이 질환은 결코 특정 소수만의 문제가 아니며,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 코로나에 걸리면 중증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지듯이, 마음이 강하지 못한 사람의 병은 전염병 대유행 동안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와 충남대병원 그리고 국립중앙의료원 등의 공동 연구팀이 ‘대한신경정신의학회지’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5년에 유행했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에 걸린 후 생존한 63명 가운데, 63%가 1년 뒤에도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겪고 있었으며, 완치 후에도 수면장애(36.5%)와 불안장애(34.9%) 및 우울증(30.2%) 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 원격의료 앱인 프렉토(Practo)의 통계를 살펴보면, 정신 건강 관련 문의가 2019년 10월부터 2020년 9월까지 665%, 지난 6개월간 180% 증가한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제가 일하는 상담 센터에도 팬데믹 이후 40명의 상담사가 감당하기 벅찰 만큼의 상담 문의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목회자 자신의 정신건강 관리


    저는 목회자가의 진정한 자기 관리는 정신 건강 관리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목회자의 정신건강 관리가 다른 어떤 지도자들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목회자들은 자신의 내면 상태와 상관없이 예배를 인도하고, 목회 행정을 처리하며, 교인들을 돌보는 역할을 감당합니다. 하지만 교인들의 삶에 밀접하게 연결된 목회자가 자신의 성장 과정에서 입은 심리적 상처를 다 치유하지 못한 채 목회 현장에서 교인들을 만나거나 교회 리더들과 연합하여 사역을 하게 되면, 그 상처는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목사님들은 이 팬데믹 기간에 어떻게 자신의 정신 건강을 돌보고 계십니까?


    코로나 이후, 마음이 괴롭거나 화가 나고 짜증이 늘었으며 의욕을 상실하지는 않았는지요?


    코로나로 인한 영향이 아니어도 목회가 부담으로 다가오고 목사로서의 자신감이 결여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런 기분이 들 때, 자신의 마음을 하나님 외에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있는지요?


    저는 목사님들께 자신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기 위해 심리치료를 받아 볼 것을 권합니다. 심리치료는 증상을 치유할 뿐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 나의 삶이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알려주는 안내자 역할도 하기 때문입니다.


    영성의 문제와 마음의 문제는 교차점이 많아서, 교인들의 신앙 상태를 보면 그 사람의 마음 건강이 보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강박적 성격을 가진 교인들은 교회 일을 할 때도 힘(권한)을 갖는 것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자신이 가진 평신도 사역자의 역할을 이해하기보다 교회 안에서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 위한 모습을 보일 때가 많습니다. 우울증이 심한 교인들은 얼굴에 웃음이 없고 무표정하며, 교회 생활에 관심이 없어 참여도가 적습니다. 양극성 장애를 겪는 교인들은 교회 생활에 연속성이 없고, 자신의 기분에 따라 적극적으로 참여하다가도 갑자기 발을 빼는 모습을 번갈아 보이기 때문에 신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목회자도 교인들과 마찬가지로 마음이 평안하고 내면에 자리잡은 불협화음이 없을 때, 교회 안의 역기능 요소에 휘말리지 않아 갈등을 해결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팬데믹을 겪는 동안 우리는 목회자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 전염병에 대한 불안감을 느낄 뿐 아니라,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목회 패턴으로 인해 새로운 기술을 익히느라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됩니다. 이런 점에서 저는 이 펜데믹 기간만이라도 목회자들이 자신의 심리적 어려움을 나눌 수 있는 대상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목회적 돌봄과 심리치료의 차이 


    목회자들은 자신의 상황에 상관없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교인들의 문제를 들어주고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고민하며, 해결 방안을 강구하는 일에 자주 노출됩니다. 그래서 저는 목회자가 심리 상담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기반으로 인간의 본성을 과학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목회적 심리치료와 목회적 돌봄은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목회적 돌봄(pastoral care)은 목회상담(pastoral counseling)보다 넓은 개념의 돌봄입니다. 학자마다 내리는 정의는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목회적 돌봄은 마치 목자가 양을 돌보는 것과 같이 양들의 안전을 지키며, 양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어버이 같은 목자의 역할에 중점을 둡니다.


    파커 팔머(Parker Palmer)는 돌봄에 관해, “인간 존재의 깊은 곳… 과학으로 분석할 수 없고, 이름을 붙일 수도 없는 것, 통합적 영역… 이것은 학습된 것이 아닌 선천적으로 주어진 것이다.”라고 정의합니다.


    그러므로 목회적 돌봄은 상담적 상황에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예배와 기도회, 성경 공부와 심방 등 목회 전반에 걸쳐 그 특성을 나타냅니다. 목회자 각자의 은사에 따라 돌봄적 목회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고, 다른 은사를 기반으로 목회를 더욱더 효과적으로 할 수도 있습니다.


    그와 반대로, 목회상담은 일반적인 정신 건강 상담처럼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상담의 횟수와 목표 등을 설정하고, 보다 과학적이고, 조직적이며, 훈련된 전문적인 목회 분야를 말합니다. 다만 목회상담이 일반 상담과 다른 점은 인간 삶의 문제에 관한 일반적인 심리학적, 정신 역동적, 정신 분석적 이론을 신학적 의미와 영성적 의미에 접목시켜, 인간의 희로애락을 보다 더 포괄적이고 초월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 덧붙여져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목회자들은 교인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함께 고민할 때, 자신의 능력으로 감당하기 역부족인 문제를 발견하곤 합니다. 이때, 목회자는 자신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 고민하지 말고, 교인들에게 전문가의 도움을 받도록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며, 정신 건강과 영성 문제의 상관관계를 좀 더 긍정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코로나 19와 더불어 살아야 하는 시대에 교회가 감당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


    코로나바이러스는 사회적 동물로서의 인간 본성을 억누르게 하고, 기존에 유지해오던 “사회화”라는 개념을 신체적 접촉이 없고, 보이지 않으며, 만질 수도 없는 새로운 차원의 사회적 연대감으로 전환시킨, 변화된 인간관계를 형성하게 했습니다.


    전통적으로 유지해오던 상담실에서의 대면 상담도 전화상담이나 비디오 상담으로 대체되고, 상담실 외에서는 내담자를 만나지 않는다는 상담윤리 규정도 시기적 특수 상황을 고려하여, 대면 상담을 꼭 필요로 하는 내담자만 공원이나 집 뒤뜰에서 상담하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상황은 교회의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재확인하게 했습니다. 직접 대면하거나 만나지 못하기 때문에 오히려 사람을 더 그리워하게 되고, 각자의 삶에 진실한 인간관계와 사람들의 중요성도 다시금 깨닫게 만들었습니다.


    어느 영화 평론가는 앞에서 언급한 영화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의 백미를 마지막 장면으로 뽑았습니다.


    주인공이 탄 차가 가파른 언덕을 올라가는데, 자동차 동력이 약해 자꾸 뒤로 밀려납니다. 그곳을 지나가던 무거운 짐을 진 청년이 뒤에서 차를 밀어주어 주인공의 차가 올라가게 도와줍니다. 언덕을 넘던 차는 다시 돌아와, 도와준 청년을 태우고 다시 길을 오릅니다.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인간의 삶이 아름다운 이유를 힘겨운 삶을 견뎌야 하는 인간의 숙명이 짐을 지고 가는 청년이나 자동차를 타고 가던 주인공처럼 홀로 짊어지고 가는 것이 아닌, 서로 마음을 모아 극복하는 아름다움에 있다고 말하는 듯합니다.


    인간은 지속적인 스트레스 상황에 오랜 기간 노출되면, 육체적 건강을 해치게 됩니다. 코로나19대유행 같은 커다란 질병으로 인한 상황 변화에 견뎌야 하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인간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오고, 또 2차, 3차 유행을 겪으면서, 불안은 사그러지지 않고 커집니다.


    최근 들어 연로한 교인들이 뇌 질환이나 심장 질환 또는 과민성 대장 증상 등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합니다. 어른들의 경우 죽음에 대한 공포가 증가 할 수 있고, 실직 또는 사별을 경험했다면 그 정신적 스트레스는 개인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클 것입니다.


    교인들의 대부분은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모두 전염병에 대한 불안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교회 안팎으로 혼자 짐을 지고 가파른 언덕을 올라가는 교인들과 이웃들도 너무 많습니다.


    목회자가 또는 교회가 그들의 삶에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을까요?    



    글쓴이: 강미영 목사(The UMC of Sea Cliff, 뉴욕 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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