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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신학을 다시 생각한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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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연합감리교뉴스| 작성일2020-10-17 | 조회조회수 : 13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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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하이랜즈 칼리지의 스테인드글라스. 출처, 위키피디아 커먼스. 사진, 맨 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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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크레딧- 사진, 김선중 목사


(편집자 주: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아 많은 사람이 정치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시기에 "연합감리교회와 정치"시리즈에 이어 김선중 목사의 개인적인 경험과 기독교의 정치 참여에 대한 역사에 관련한 내용이 담긴 글을 2부에 걸쳐 소개하려고 한다. 이글은 그 시리즈의 첫 번째로 신학과 역사적 고찰이 담긴 그의 경험 이야기다.)

게르만 부족의 하나였던 프랑크족(Frank)은 로마제국 시대에 지금의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지역을 정복해 다스리던 부족이다. “(en)franchise”는 자유를 누렸던 그들의 이름에서 비롯한 자유와 특권과 관련한 다양한 단어 가운데 하나다.

여성과 흑인들이 참정권과 투표권을 위해 투쟁하는 과정을 다룬 영화 셀마(Selma)가 있다. 자유로운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갈망했기에, 그들은 투표권을 요구한 것이다. 이 영화는 선거에 참여하는 것이 기능적인 행위를 넘어, 근본적인 정체성과 관련이 있음을 일깨워 준다.

마틴 루터 킹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위해 행진할 것이다. 우리는 온전한 시민으로 대우받으려 행진할 것이다. 사악함과 어둠이 의로움의 빛에 무너질 때까지 우리는 행진할 것이다.”

선거를 앞둔 미국 사회에서 겪은 필자의 경험과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 보려 한다.

1. 현실

필자는 미국에 유학을 왔다가 미국 시민이 되었지만, 타인종인 미국인을 섬기며 목회하는 지금도 늘 이민자가 지닌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있다.

1873년에 미국 정부는 “다양성 속의 일치”라는 뜻을 지닌 “E Pluribus Unum”이라는 라틴어를 주화에 새겨 넣도록 법으로 정했다. 하지만 소수인종 이민자로 살아보니, 그 일치는 주류인 백인들을 중심으로 하는 일치일 뿐, 다른 소수 인종은 그저 주변의 들러리로만 머무는 것을 보게 된다. 마치 필자는 그 자리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이 취급당하며 쌓인 마음의 상처들이 필자의 정체성과 기능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드류 신학대학원에서 강의했던 이정용 박사는 이민자가 거쳐야 할 정체성을 세 가지 단계로 설명한다.

처음에는 한국에서 온 이민자로서 한국과 미국이라는 두 개의 생활 터전과 문화 사이를 오가며 생존을 위해 도움이 되는 것을 그때마다 선택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In-Between 단계다. 그다음에는 제법 그 두 가지를 모두 끌어안으려 하지만, 여전히 주변인으로 취급당하며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In-Both 단계다. 마지막으로 도달해야 할 이상적인 단계는 그 둘을 초월하여 더 크고, 더 높고, 더 깊은 정체성을 견고히 형성하는 In-Beyond 단계라고 그는 말한다.

처음 미국에 왔을 때 필자는 뉴욕의 사우스 브롱스 지역의 흑인 거주민들의 삶을 사회학적 관점에서 분석한 네이튼 코졸(Nathan Kozol)의 책을 읽으며, 미국의 3대 차별기관이 “학교, 병원, 교회”라는 대목에서 충격을 받았다. 그 주장을 일반화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을지 모르지만, 인종차별(racism), 계급(classism), 성차별(sexism), 이성애중심주의(heterosexism), 연령차별주의(ageism), 외모지상주의(lookism), 장애인차별(able-bodiedism) 등 온갖 종류의 차별로 가득한 이 미국 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마지막 단계인 “In-Beyond”에 도달해 정체성을 세우고 바람직한 기능을 감당할 수 있을까?

2. 신학과 역사적 고찰

수십년 전 신학생 때 수강했던 “교회와 국가” 과목의 종강 시간에 박대인(Edward Poitras) 교수의 강의 내용 중 “비종교적이고 세속화된 국가는 계속 존속할 것이다. 교회와 국가의 갈등과 그 해결은 영원히 불가능하다. 교회는 자체 의식과 주체성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 생각난다.

차별이 가득한 이 “세속 사회”에서 “신앙인”으로 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우선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면서 점검해 보려 한다.

고대 유대 사회는 원래 신권정체(theocracy)의 종교적 공동체였고, 정치는 그 공동체를 위한 것이었던 반면, 고대 희랍 사회는 정치적 공동체로, 종교는 그 공동체를 위한 종교였다. 희랍의 종교 제도를 이어받은 정치적 공동체로 출발한 로마 제국은 현실적이고, 조직적이며, 공평과 정의에 초점을 맞춘 포괄주의적 성격을 띤 국가로, 기독교는 그러한 사회 안에서 성장했다.

신약성서는 로마제국 안에서 기독교와 관련해 어떻게 종교와 국가를 이해했는지 다양하게 보여준다고 루츠 폴(Lutz Phole)은 말했다.

로마서 13장은 인간의 악의 요소를 통제하기 위해 하나님이 세속적인 권력을 허락하셨다는 신적인 근원을 인정한다. 물론, 기독교인들도 자신의 내적인 원리원칙을 가지고 그 삶을 영위해야겠지만, 악을 억제하는 사회제도의 기능 역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계시록 13장을 보면, 국가와 정부를 부정하고 적그리스도로 여겨, 절대적 충성은 오직 그리스도에게만 바치고, 국가에는 수동적이며 무관심한 태도를 취한다. 예수의 가르침(마22, 막12, 눅20)은 삶을 두 영역으로 구분하며, 가이사의 것을 하나님께 바쳐서는 안 되고, 하나님의 것을 가이사에게 바쳐서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로마제국은 나라와 권세와 영광을 자신에게 바치라고 요구했지만, 에수는 그것들을 오직 하나님께만 바쳐야 한다고 가르친다.

이렇게 신약성서의 구절들은 로마 황제가 아닌, 오직 예수만이 주님이시라는 바탕 위에서 교회와 국가를 구별하고, 국가에 대해서는 타협 혹은 배척의 자세를 갖는다.

성 어거스틴은 지상의 사회와 하늘의 사회를 구별하고, 우리가 하나님 나라에 속한 사람으로 이 땅에서는 단지 “거주 외국인(civitas peregrina)”일 뿐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이 땅에 사는 동안, 땅의 일에 복종하고 협력하며, 기도하고 참여하기를 권했다.

기독교가 공인된 후, 동방 정교회는 교회에 대한 국가의 지배를 일부 인정하고 순종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로마 가톨릭은 교회와 국가를 구별하고 더욱 적극적으로 국가의 일에 관여했다. 헬무트 틸리케(Helmut Thielicke)에 따르면, 로마 카톨릭교회는 오직 교회만이 자연법적 질서의 수호자가 되고, 세속적 국가는 자연법에 접근할 능력을 상실했다고 주장하며, 국가에 대해 정치적인 감시를 적극적으로 하는 입장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 생겨난 종교개혁사상은 자연법적 창조 질서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교회가 국가에 대한 정치적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여기지 않았다.

마틴 루터는 또한 두 왕국 설을 주장하면서 하나님께 두 왕국을 지배할 권능이 있지만, 그 행사 방법과 양식이 달라, 교회는 오직 국가로부터 혼돈과 무질서의 위협을 느낄 때만 방어 차원에서 정치에 관여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다만 자연법에 기초하든 두 왕국 설에 기초하든과 상관없이, 교회는 국가가 전체주의적인 모습으로 자신을 신성화하며 인간의 영혼에 대해 간섭할 때는 그것에 저항해왔다. (2부에서 계속)


김선중 목사(사우스밀워키 연합감리교회, 위스컨신 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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