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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의 자가격리 Day10] 부활절은 이 나라의 ‘희망절’이 될 수 있을까?


1.

오늘은 3월 25일 수요일. 뉴욕의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치솟고 있다. 앤드류 쿠오모 주지사가 매일 브리핑하면서 병원에 산소호흡기가 부족하다고 연방정부에 하소연하고 있는 중이다. 사태의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위해 자신의 대처방안을 제시하면서 부탁할 것은 부탁하고 안되는 것은 안된다고 딱 부러지게 말한다. 그의 위기대응능력이 트럼프 대통령을 훨씬 능가하고 있다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는 중이다. 당장 ‘대선급 지도자’란 말이 나오기도 한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 주지사(NBC 스크린 캡쳐)

오늘 저녁 8시 현재 미국의 사망자가 하루 최대치인 216명으로 집계되었다. 그래서 누적 사망자수가 결국 1000명을 넘어선 날이다. 감염자는 6만 9천여 명에 육박하고 있다.

매일 5시부터 한 시간동안 진행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브리핑은 웬만한 스포츠 프로그램을 뺨칠 정도로 시청률이 놓아지고 있다고 한다. 당연하다. 불안에 떨며 ‘집콕’ 중인 국민들이 대통령의 입에서 오늘은 무슨 말이 나올까 지켜 볼 수밖에 없다.

2.

그런데 어제저녁부터 급부상한 잇슈는 금년 부활절까지 국가 셧다운을 해제할 것이라는 대통령의 발언이다. 그는 경제가 죽어가도록 그냥 놔 둘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해 폐렴으로 죽는 사람의 숫자나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의 통계를 들이댔다. 셧다운을 풀지 않으면 경제가 죽는데 그렇게 나라가 망하게 나둘 수는 없다는 논리를 편다. 그러니까 부활절인 4얼 12일까지는 셧다운을 해제해서 부활절 아침엔 교회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하게 할 것이라는 낙관론을 편 것이다.


브리핑을 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NBC스크린캡쳐)

그러자 CNN이나 NBC같은 반트럼프 언론들은 당장 벌떼처럼 일어나 경제가 먼저냐, 인명이 먼저냐 따지고 나오면서 지금 해제 운운하는 것은 인명을 담보로 한 도박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유명하다는 과학자, 의사들이 총동원되어 “절대 안 될 일”이라고 반박하고 나왔다. 파우치 ‘전염병 대통령’도 대통령 면전에서 그 해제 날짜는 유연성이 있게 생각해야 된다며 완만하게 대통령의 뒤통수를 때렸다.

글쎄. . . 첫 번째 부활절에 주님의 무덤에서 일어났던 그런 기적처럼 코로나 바이러스가 금년 부활절 아침까지 꼬리를 감추고 줄행랑을 칠 것 같지는 않다. ‘스파이더맨’ 같은 초인적인 누군가가 우주선을 타고 다니며 지구 구석구석에 살균 분무기를 뿌려 하루아침에 바이러스를 박살 내준다면 몰라도 지금의 추세로는 전혀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늘 브리핑에서 CBS의 한 여기자가 “빠른 경제활동 재개는 정치적 고려 때문이 아니냐”고 당돌하게 질문을 던지자 표정이 굳어진 대통령은 "선거에서 나를 꺾기 유리하도록 경제가 나빠지길 원하는 특정 사람들이 있다"며 "가짜 뉴스를 쓰는 당신네가 그렇다는 건 명백하다"고 버럭 화를 냈다. 그러면서 "우리같이 굉장한 일을 한 사람이 없었기에 당신이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은 행운이다. 그러지 않았다면 나라가 남아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방 먹이는 게 아닌가? 저질 TV프로로 유명한 ‘제리 스프링거 쇼’가 재미있다고 즐기는 철없는 청년들처럼 이런 모습을 즐기려고 TV시청률은 올라가는 모양이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를 살리려는 조바심이 그의 재선가도와 연관이 있다 할지라도 다가오는 부활절 아침에 모든 행정명령이 취소되어 우리들의 일상이 정상으로 유턴하는 첫날이 될 수 있다면 누가 그에게 비난의 화살을 겨누겠는가?



2.

유럽으로 가보자. 이태리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에피센터라고 알려졌으나 아니다. 이제는 스페인이다. 스페인의 코로나 바이러스 사망자가 중국을 넘어섰다. 로이터 통신은 26일(현지 시각) 스페인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전날보다 738명 증가한 3434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중국 사망자 수(3281명)를 넘어선 수치다. 세계에선 7503명의 희생자를 낳은 이탈리아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영국의 찰스 왕세자도 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미국에선 하버드대학교 총장 부부도 확진자가 되었다. 바이러스는 지위고하도 없고 체면도 없다.

마드리드의 솔(태양) 광장은 텅 비어있을 것이다. 바르셀로나의 가우디 성당이나 고야의 동상이 서 있는 프라도 미술관도 텅텅 비어 있을 마드리드 . . 어찌 그 나라가 또 바이러스의 진앙지로 변하고 있을까?


교황이 텅빈 베드로 광장을 향해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NBC스크린 캡쳐)

4.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에 있는 ‘예수상’은 한때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였다. 세계 3대미항으로 알려지고 있는 리우를 바라보며 양손을 벌리고 계신 예수님 상이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라들의 국기로 채색된 모습이 공개되었다. 두 팔 벌리신 예수님이 지구촌을 향해 “두려워 말라, 내가 너희와 함께 하리라”는 음성을 들려주시는 것처럼 느껴진다.



수십 년 전 그 리우를 나와 함께 방문하신 분은 쌍파울에서 목회하시다 지난해 별세한 고 박재호 목사님이셨다. 목사님이 돌아가신 날이 바로 어제 3월 24일이었다. 세계기독언론협회 회장도 역임하셨던 목사님을 회고하며 LA거주 회원들이라도 모여서 1주기 추모예배를 드릴까 했는데 10명이상 집회 금지란 ‘코로나 계엄령’ 때문에 말도 못 꺼내고 그냥 지나가게 되었다. 리우의 예수님상을 떠올리면 늘 함께 떠오르는 박재호 목사님 . . . 코로나가 없는 세상에 깊은 안식을 누리소서.

5.

개인적으로 오늘 3월 25일은 내가 이 세상에서 처음으로 그랜드파터가 된 날이다. 나의 첫 손녀 ‘에벌리’가 오늘 아침 8시 30분 시더스 사이나이 병원에서 건강하게 태어났다. 내가 할아버지가 되었다니! 참 믿겨지지 않는다. ‘미스터 트롯’을 통해 세상에 뜬 가수 임영웅이 부른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란 노래에 나는 빠져들고 있는 중이다. 그 노래 가사처럼 “세월은 그렇게 흘러 여기까지 왔는데. . . ”, 내가 손녀를 보는 날까지 세월은 그렇게 나와 함께 흘러온 것이다.



병원 정문에까지 가서 아내와 함께 아들에게 미역국을 전달해 주고 되돌아 왔다. 모두 코로나 때문이었다. 병원에서 허락한다 할지라도 병실에는 들어가지 않기로 했다. 퇴원할 때 까지는 우리가 기다리기로 했다. 코로나가 세상을 점령하고 있는데 겁도 없이 이 세상에 도전장을 내고 뛰어드는 손녀를 놓고 나는 걱정을 많이 했다. 혹시 세상에 나오면서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하여 하나님께 맡겨드리고 기도하는 길 밖에 없었다. 하나님은 손녀의 첫 세상나들이를 잘 지켜주셨다.



아이가 탄생하기 전 5분 전 쯤에 우연히 패사디나에서 백인교회를 목회하는 신상만 목사님이 카톡으로 동영상 노래 한곡을 보내주었다. 가수 셀린 디온과 안드레아 보첼리가 부르는 ‘기도’란 노래였다. 2002년 솔트레익시티에서 열린 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조쉬 그로반이 불러 세계 10억 인구의 마음에 새겨진 노래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노래가 오늘따라 내 마음을 때리고 지나가는 것이 아닌가? 무사히 나의 첫 손녀를 이 세상에 보내주신 하나님 은혜, 코로나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결국 우리를 안식의 자리로 이끌어 주실 하나님의 사랑을 생각하다 보니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Let this be our prayer, when we lose our way.

(우리가 길을 잃었을 때 이것이 우리의 기도가 되게하소서)

Lead us to a place, guide us with your grace

(당신의 은총으로 우리를 이끄시어)

to a place where we’ll be safe.

(안식처로 인도하소서)



Lead us to a place, guide us with your grace

(당신의 은총으로 우리를 그곳으로 이끄시고)

Give us faith so we’ll be safe.

(믿음을 주셔서 안전하게 하소서)


크리스천 위클리 cnwusa.org
크리스천위클리 제공 (원문보기)
[2020-03-26 16:5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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